미국, 중국산 알루미늄에 '자발적' 반덩핌 조사 착수..美中 무역 갈등 높아지나
2017-11-29 12:07
미국이 중국산 알루미늄 합금 시트에 대해 덤핑 판매 및 부당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례적으로 업계의 공식 요청 없이 자발적 조사에 나섰다는 데 주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향한 무역전쟁에 포문을 연 것으로 풀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미국 최고경영자 모임에서 “중국 업체들의 알루미늄 합금 시트 판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중국 업체들은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 폭탄을 안게 될 전망이다.
로스 장관은 "중국 업체들이 미국에서 공정 가치 이하로 알루미늄 합금 시트를 판매하고 중국 정부가 불공정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기업 보호 공약을 지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조치는 우리가 미국인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무역을 지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산업계는 일단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 알루미늄협회의 헤이디 브록 회장은 “알루미늄 산업의 든든한 지지자이자 파트너가 되어준 데 감사하다”면서 “중국이 과잉공급을 통해 시장을 왜곡하면서 미국 업체들은 무척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재미 중국 대사관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과거 중국 정부는 “중국의 알루미늄 산업은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면서 “미국이 말하는 소위 불법보조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한 바 있는 만큼 앞으로 미·중 무역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CNBC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상무부 조사와 별도로 국제무역위원회(ITC) 역시 중국 수입품이 미국 알루미늄 산업과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ITC의 예비 판정은 내년 1월 16일 이전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