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 유럽에 수조원 ‘선물'보따리 안긴 리커창 총리
2017-11-28 10:30
개발협력자금 20억 유로 차관 지원, 10억달러 투자협력펀드 조성 등
중국-중동부 유럽 '밀착'에 '불안'한 서유럽
중국-중동부 유럽 '밀착'에 '불안'한 서유럽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수조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중동부 유럽 지역에 안겼다. 중국과 중동부 유럽 간 밀착 행보를 서유럽 국가들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28일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동부유럽(CEEC) 16개국과 중국 간 정기협의체인 ‘16+1 정상회의’ 참석차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찾은 리 총리는 27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열린 제6차 중국-CEEC 경제 통상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중국과 CEEC 간 금융채널 확대를 강조하면서 △중국과 CEEC 간 인터뱅크협회 설립 △중국 국가개발은행이 개발협력자금으로 20억 유로의 차관 제공 △10억 달러 규모의 중국-CEEC 투자협력펀드 추가 조성 △현지 기업의 중국내 국제위안화채권(판다본드) 발행 지원 등의 선물 보따리를 내놓았다.
리 총리는 이날 ‘16+1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중국-CEEC 협력 부다페스트 강령'을 발표했다. 회의에서는 일대일로, 산업협력, 인프라 건설, 금융 등 방면에서 모두 23개 협력문건이 체결됐다고 헝가리의 피터 시야트로 외무장관이 전했다.
'16+1'은 중국과 중동부 유럽 16개 국가 간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2012년 출범했다. 출범한 이래 지난 5년간 '16+1'은 경제무역, 금융, 인문교류, 상호연계, 산업협력 등 방면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자평했다.
그동안 중국이 중동부 유럽 국가와 밀착 행보를 보이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부와 서유럽 국가들은 우려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앞서 지난 8월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부 장관은 직접적으로 ‘16+1’을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유럽 국가들의 단결을 촉구하며 중국은 “유럽을 분열시키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중국 현지 매체 전경망(全景網)이 보도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리 총리는 이날 “중국과 CEEC 간 협력은 개방적이고 투명하다. EU 규제를 준수하면서 중국과 EU 관계의 폭넓은 맥락 속에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EU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편 리커창 총리는 26일부터 29일까지 헝가리를 공식방문한 뒤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부수뇌이사회 16차 회의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