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중국 ‘만리장성’에 막혔다. 홈구장인 고양체육관을 찾은 4376명의 열렬한 응원도 만리장성의 높이를 넘지 못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1라운드 A조 2차전 중국과 홈경기에서 81-92로 졌다.

지난 23일 뉴질랜드와 원정 1차전에서 첫 승을 따내며 상승세를 탔던 한국은 안방에서 일격을 당하며 예선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반면 홍콩에 이어 한국을 꺾은 중국은 2승을 달리며 A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 선수들은 프로농구 정규시즌 도중 뉴질랜드를 오간 장거리 이동으로 중국 선수들보다 피로가 누적돼 홈경기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날 주도권을 내준 뒤 경기 막판 강한 압박수비로 체력이 크게 떨어져 추격에 실패한 채 완패했다.

중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내년 월드컵 티켓을 이미 확보했다. 중국은 이날 센터 저우치와 가드 궈아이룬 등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에 나섰으나, 한국은 딩얀위항, 쑨밍후이 등 중국의 젊은 유망주들의 활약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은 전반까지 중국에 40-44로 조금 밀렸으나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 들어 중국에 밀렸다. 파울트러블에 걸린 오세근과 부상을 당한 김종규의 공백으로 타격이 컸다. 한국은 3쿼터 초반 연이은 반칙으로 위축된 탓에 중국에 손쉬운 골밑 득점을 허용, 순식간에 40-52, 12점 차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대표팀 막내인 가드 허훈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허훈은 3점슛을 포함해 연속 5득점을 올리며 추격에 나섰으나, 센터 이종현으로 중국의 높은 골밑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8-71, 13점 차로 뒤진 채 4쿼터에 돌입한 한국은 이승현, 허훈, 이정현의 연속 3점포가 터지면서 반격에 나섰으나 중국의 외곽포를 막지 못해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기 막판 펼친 풀코트 압박수비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떨어진 체력에 오세근과 이정현이 노마크 레이업까지 놓치며 추격 의지가 꺾였다.

한국은 허훈이 16점 4어시스트, 이정현이 14점 4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리바운드 싸움에서 29-39로 크게 뒤졌고, 믿었던 외곽 대결에서도 웃지 못했다. 한국은 3점슛 성공률이 36%(9/.25개)에 그친 반면 중국은 무려 47%(9/19개)의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한국의 최대 강점인 팀 어시스트도 19개에 그쳐 중국의 18개와 차이가 거의 없었다. 팀 조직력은 물론 경기 운영에서도 모두 완패한 경기였다.

중국은 딩얀위항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30점 6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한국 수비진을 유린했고, 쑨밍후이(21점)와 왕저린(16점 11리바운드)도 맹활약하며 한국을 울렸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 내년 2월 다시 소집해 A조 홍콩, 뉴질랜드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홈 2연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