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년, 양적성장에도 양극화 심화...고용한파에 기업투자 감소

2017-11-26 14:54
현대경제연구원 '외환위기 20년, 한국 경제의 공과 과'

외환위기 전후의 한국 경제성장률[자료=현대경제연구원]


1990년대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후 20년간 한국 경제가 양적 성장에도 불구, 내수 부진으로 양극화는 보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률이 10%대로 치솟는 등 고용한파는 여전한데다 경영난에 기업 투자는 제자리걸음이어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보고서 '외환위기 20년, 한국 경제의 공과 과'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 경제의 실물과 금융 모두 규모가 커졌고, 거시경제와 금융산업 건전성이 개선됐다.

반면 양적 성장은 멈춰섰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대에 머물며 성장률이 정체된 상태고, 1인당 국민소득도 2만달러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된 경기 불황에 소득은 정체되고, 가계 빚만 늘다 보니 양극화 또한 심화되고 있다.

경영난에 기업 역시 고용 여력을 잃어가고 있다. 신규채용은커녕 청년 실업률 상승에 고학력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고용 여건도 열악해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도 보다 확대되고, 기업의 설비 및 고정투자 증가 속도도 둔화되는 등 노동시장 전체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국내 수출 의존도는 커져만 가는데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줄어들고, 주요 수출품목도 반도체 등에 치중돼 있어 한계에 부딪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산업구조를 창조형으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해 기업 창조 활동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거비와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해 소비 회복을 유도하는 한편 실업 안전망 확대, 비정규직 차별 해소, 사회적 약자 고용 확대 등으로 내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연구·개발(R&D) 투자 활성화와 신산업 실질 지원책 마련, 개방·융합·혁신형 산업 생태계 구축 노력을 계속해서 기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 무역구조를 바꾸고, 금융부문 핵심 역량 강화와 민간 서민금융 선순환 구조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