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자녀의 행복, 경제교육도 중요하다

2017-11-20 18:14

[김태형 칼럼리스트]


한 지역 문화센터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적이 있다. 당시 의외로 많이 받았던 질문이 '경제교육' 문제였다. 자녀들의 입시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법한 대한민국 학부모들이지만 경제교육이라고 하면 미리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방법을 잘 몰라서'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부모들 스스로도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반면에 부모의 그늘에서 부족할 것 없는 유년기를 보낸 요즘 청춘들에게 있어 본격적인 경제생활의 시작과 함께 처음 겪게 되는 좌절감들은 쉽사리 감내하기 힘든 경험일 수 있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등 아무리 현실 속에 직면한 문제들을 아름답게 포장한다고 한들 이 사회가 안고 있는 근원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같은 좌절감을 최소화하려면 한정된 자원 안에서 분배 등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경제학을 일컬어 '선택의 학문'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활동이 곧 합리적인 선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녀 경제교육에 있어 부모가 첫 번째로 가르쳐야 할 것은 ‘선택의 의미'다. 어린 자녀들일수록 갖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모두 가지려 하는 특성이 강하다. 본인이 좋아하거나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소유하려고 드는 게 이들의 대표적 특징이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으로는 일명 '조르기', '떼쓰기'가 있다. 이 같은 전략에 응하는 것은 경제교육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조르기에 성공한 자녀들의 경우 더 이상 선택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녀들에게 경제교육에서 부모가 전달해야 하는 두 번째 가치는 '협상의 의미'다. 보통 협상이라고 하면 비즈니스 관계에서나 통용되는 단어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협상이란 단순히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어떤 문제에 대해 토의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협상이란 서로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얻고자 하는 당사자들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그럼에도 보통의 부모들은 협상이라고 하면 자신의 자녀들과는 상관 없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협상의 순간은 일상 속에서 수도 없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오늘 오후 친구 집에 가겠다는 아이와 학원스케줄 조정과 적절한 용돈 인상률을 정하는 문제 등도 하나의 협상 과정이다.

따라서 자녀의 협상력을 키우는 데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와 충분한 대화와 협상의 과정을 통해 규칙을 정할 경우 아이 스스로도 그 당위성과 이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물론 그 결과에 있어서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 아이와 언제든 협상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경제개념' 같은 것들은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주제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부모 아래서 나름 풍족한 유년기를 보낸 그들이기에 딱히 모르고 살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될 그들 앞에 펼쳐질 삶 또한 '경제개념' 따윈 몰라도 여전히 풍요로울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답은 뻔하다.

성장기 자녀에게 올바른 경제개념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경제교육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을 만나면 아이에게 영어 단어 하나를 가르치기 이전에 올바른 경제관을 갖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레벨을 한두 단계 높인다고 한들, 자본주의 사회가 세뇌시킨 소비 중심의 노예적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후 경제적 자유나 자신이 원하는 삶은 요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