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말인사 3대 키워드…신상필상ㆍ세대교체ㆍ조직쇄신

2017-11-19 20:00
SK, 최대실적 하이닉스ㆍ이노베이션 중심 대규모 승진 전망
LG, 부문별 실적 영향…현대차, 판매부진 승진자 줄어들 듯

삼성전자, 한화그룹에 이어 대다수 주요 대기업이 이달 말 부터 다음달 하순까지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잇따라 단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사진=유대길 기자]

연말 재계 인사 시즌의 막이 올랐다.

삼성전자, 한화그룹 등 이미 인사를 한 대기업도 있지만 대다수 주요 대기업이 이달 말부터 다음달 하순까지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잇따라 단행할 예정이다.

◆ 재계 인사시즌 돌입···LG 이달 말·현대차 내달 단행할 듯

19일 재계에 따르면 LG와 LS그룹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사장단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다음달에는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 인사가 뒤따를 예정이다.

LG그룹은 올해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등 주력 계열사가 모두 선전했지만 부문별 실적이 엇갈리면서 이번 인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예를 들어 LG전자의 경우 TV‧생활가전 부문은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 등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반면 모바일 부문은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LG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부터 지난 14일까지 한 달 반 사이에 상무급 임원 6명이 퇴임했는데 이중 4명이 모바일사업본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해외 생산‧판매법인 통합 등 글로벌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임원 인사폭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올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대수가 연초 목표(825만대)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어서 승진자 수는 전년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대규모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아울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딥 체인지’와 ‘사회적 경제’를 통해 ‘뉴SK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만큼 SK 최고 공동의사결정기구인 SUPEX추구협의회(수펙스)에 보다 많은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는 지난해 수펙스 의장 등을 모두 50대로 교체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 연말 인사에서는 삼성 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그룹들도 인사를 앞당겨 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시장환경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임원진의 전열을 서둘러 재정비하고 새해 계획 준비 등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 재계 인사 3대 키워드는 신상필상·세대교체·조직쇄신

올 연말 재계 인사의 3대 키워드는 신상필상(信賞必賞)과 세대교체, 조직쇄신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전반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서 조직의 내실을 다지고 안정을 기하기 위한 소규모 인사 기조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속에서 ‘총수 부재’라는 상황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는 사장단(지난 2일) 및 임원(16일) 인사를 통해 '세대 교체 속의 안정'을 택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꾀하면서도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따른다’는 ‘신상필상’ 인사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또 사장급 인사를 50년대 생으로 전원 교체했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의 일등 공신인 반도체 부문 인원을 대규모로 전면에 배치했다. 사장급 승진자 7명과 부사장급 이하 승진자 2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반도체 부문에서 배출됐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부사장에 27명이나 올리면서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 한화그룹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그룹 외부 출신이라도 능력을 갖추고 성과를 내면 CEO로 등용하며 순혈주의 타파와 능력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한화그룹에 합류한 삼성전자 출신 옥경석 사장이 (주)한화의 화약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된 게 대표적이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인 재무통이 대거 발탁되며 내실성장 구축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