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특사 받고 남중국해 양보?…"中 중재 대가로 트럼프에 청구서 내밀 수도 "

2017-11-16 16:26

[사진=연합/AP]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구서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아시아 순방 성과에 대해 발표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당초 북한과 관련한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던 예고와는 달리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앞서 CNN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는 '동결 대 동결'(freeze-for-freeze)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했다는 내용만 발표했다. 

그는 "시 주석은 북한 핵이 중국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우리는 이른 바 동결 대 동결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동의했다. 이 것들은 과거에 지속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들에 북한 정권 고립을 위해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결과 발표 내용보다 전날의 중국 특사 파견 소식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의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은 쑹 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1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통신은 쑹 부장이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대회)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17일 방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명목상 당대회 결과 설명일 뿐 사실상 이번 방문에서 북핵 관련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는 "중국의 외교 인사의 방북은 트럼프가 (북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압박해온 것이 효과를 내고 잇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지적했다. 

전 국무부 관리이자 동아시아 전문가인 로버트 매닝 애틀랜타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트럼프 아시아 순바 뒤 바로 특사를 보낸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양국 정상 사이에 어느 정도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제적으로 어느 부문에서 의견 일치를 봤을 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교전문가들은 중국 특사의 이번 방문으로 북한이 대화 협상에 나올 가능성이 높이며, 이를 계기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른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선임연구원인 아리엘 코헨은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멈추기를 원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중국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보답을 바랄 것이다"라면서 "중국이 아직 구체적인 사항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과는 달리 북한과 다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여러번 드러냈다.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인권 사항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길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에 북핵문제 중재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핵문제 해결에는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이 아닌 중국의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남중국해나 무역적자 문제에 있어 미국의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현재 국제상황을 잘 판단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은 1983년이 아니며 국제무역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이전처럼 압도적이지 않다"면서 "트럼프는 미국의 실제적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전략연구소의 연구원인 리사 콜린스는 “중국은 우리가 중국이 해주었으면 하는 것을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압력을 가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철저히 중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라면서 “중국은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하고 직접적인 양자 회담을 가지길 원한지만, 실제로 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