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정치갈등 필요하다, 결론만 낼 줄 알면”
2017-11-17 07:50
[창간스페셜]-‘新모순’을 넘자, 한국 4.0(4차 혁명 시대 한국)
전문가들, 국민주권 시대 걸맞은 뉴시스템 필요한 때
영국 '정부+시민사회협약' 등 외국 모델 차용 모색
전문가들, 국민주권 시대 걸맞은 뉴시스템 필요한 때
영국 '정부+시민사회협약' 등 외국 모델 차용 모색
정치 원로와 정치 전문가들은 한국 정치의 모순과 갈등을 변증법적으로 승화·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 행위에서 파생하는 갈등 요소를 금기시하지 말고 한국 정치 도약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 권력구조 개편 등 제도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결국 제도 운용의 문제는 ‘사람’과 직결된다면서 제도 만능주의를 경계했다. 헌법 기관인 의원 개개인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제는 보스주의나 계파정치 시대가 아닌 ‘국민주권의 시대’라며 외국의 모델을 차용, 한국 정치 발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민주계 좌장 격인 정대철 전 의원(5선·현 국민의당 상임고문)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의 본질은 서로 다른 것을 조화시키는 것”이라며 “정치 갈등을 변증법적으로 해소, 좋은 방향성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한국 정치의 특성으로 ‘정치적 감상주의’와 ‘배타적 편협주의’ 등을 꼽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의원은 정치적 감상주의와 관련해 “인정과 의리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이 때문에 준법정신 등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게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타적인 편협주의로 흑백 논리가 강하게 작용한다”며 “여야 갈등과 지역감정만 봐도 다른 나라보다 강하다. 이 같은 정치의식 구조와 배타성을 치유하는 것이 정치적 갈등을 낮추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협치를 위한 제도 개편의 방법으로 ‘대통령 권력구조’ 변경을 꼽는다. 현재의 대통령제가 1987년 민주화의 산물이지만, ‘권력의 집중화’로 협치의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투표를 약속했다.
제도 개선은 시작에 불과하다. 궁극적인 목적은 정치 문화의 발전이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사람의 문제”라며 “협치 문화가 확장하려면 제도나 시스템의 문제보다도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언론의 역할’과 ‘국민 감시’라고 전했다.
최 교수는 “이제는 소수의 정치권력자가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된, 국민주권 시대”라며 “정치권과 국민이 함께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의 ‘정부+시민사회 협약’ 모델이 대표적이다. 1998년 채택한 이 협약으로 정부와 시민사회 부문의 대표 간 연례회의가 제도화됐다. 이후 2000년에는 지방정부 단위 로컬협약 제정으로 이어졌다. 최 교수는 “정부와 시민사회의 가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