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미국 없이 계속 간다..11개국 핵심요소 합의
2017-11-12 15:09
미국의 탈퇴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핵심요소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면서 회생 가능성을 열었다.
일본 NHK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호주·멕시코를 비롯한 TPP 가입 11개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에서 회의 끝에 “TPP의 핵심요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일본과 함께 주재한 베트남의 쩐 뚜언 아인 산업무역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높은 수준과 전체적 균형, 온전한 상태의 TPP를 유지하는 한편 모든 참가국의 통상 및 다른 이익을 보장하고 본래의 규제 권한을 보전했다”면서 이를 ‘포괄적·점진적 TPP'(CPTPP)'라고 소개했다.
WSJ는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자협정과 보호무역주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나온 다국적 무역질서를 옹호하는 국가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WSJ는 통상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없더라도 TPP로 회원국들이 매년 누리는 혜택은 1500억 달러(약 1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TPP는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대일로를 견제하는 역할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이 미국의 TPP 탈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TPP 회생을 주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합의를 반기는 한편 미국을 TPP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세계 GDP의 13%를 차지하는 TPP 회원국들의 이번 합의는 세계 곳곳에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에 이익을 강조하면서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일본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마이니치 역시 “미국에 줄기차게 재고를 요구해야 한다”면서 “아베 신조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밀월관계가 미국을 설득하는데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