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 성추행 혐의 김준기 전 동부회장,3차 소환도 불응..체포영장 신청 검토

2017-11-09 00:00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이 3차 소환도 불응했다.[사진=연합뉴스]

30대 초반의 여비서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前) 동부그룹 회장이 3차 소환도 불응했다.

경찰은 지난 달 25일 김준기 전 회장에게 오는 9일까지 출석하라며 3차 소환통보를 했지만 김 전 회장은 변호사를 통해 8일 오후 경찰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3차 소환도 불응했다. 김 전 회장은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현재도 미국에 있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건강 상황이 예전과 비교해 크게 변화가 없다”며 “심각하게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입국해 조사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간과 심장, 신장 등이 좋지 않아 김 전 회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30대 초반의 여비서 A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인 올 7월 말부터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것.

A씨는 9월 11일 서울수서경찰서에 “지난 2~7월 김 전 회장으로부터 상습적으로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과 신체 접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제출했다. 반면 동부그룹은 신체 접촉 사실은 인정했지만 “강제 추행은 아니다. A씨가 동영상을 빌미로 거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3차 소환도 불응해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만 했고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듣지 못했다. 수서서는 지난 달 12일과 20일에도 출석요구서를 보냈었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절차가 3번 부르도록 돼 있다”며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신청 등 그 이후의 절차를 진행해 보겠다”고 말했다. 3차 소환도 불응함에 따라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유.

김 전 회장 측이 주장하는 건강 이상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면 3차 소환도 불응했지만 체포영장 발부는 어려울 수 있다. 김 전 회장 측은 2차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며 의사소견서와 각종 진료 자료 등을 경찰에 보냈고 이번 3차 사유서에서도 신병치료를 이유로 들어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체포영장 발부는 제대로 소명을 했는지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당한 사유에 건강상 문제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추후 의사의 승낙이 있을 경우엔 바로 입국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기본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유서를 검토한 뒤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해 보겠다”며 “체포영장 등 이후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9일이 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