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도시 이야기] 축제의 즐거움
2017-11-08 06:00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는 자신의 저서 '호모 루덴스'에서 "축제는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언제나 무엇을 하든지 즐겁기를 원한다. 이와 같은 인간의 본성은 개인이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은 물론이고, 공동의 함의를 얻으며 즐기는 문화현상도 마찬가지여서 여러 사람의 활동 역시 다양한 재미를 찾고 표현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그중 일상을 넘어서는 공동체 성격을 띠는 축제는 축(祝)과 제(祭)가 포괄적으로 담겨 있는 것으로, 종교·풍습·기념일 등 의례적 의미와 문화적 유희성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초기에 종교적 의식이 강했던 축제가 현대에 들어 지역의 특성을 나타내는 축제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제 지역의 전통과 문화 속에서 만들어지는 축제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문화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축제의 의의는 다양한 즐거움과 화합을 추구하는 공통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며, 지역의 자산과 결합돼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계승하고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사용되곤 한다. 또 축제가 지역의 관심이 되는 것은 문화적인 의미와 더불어 지역의 관광과 연계돼 특수가 형성되는 경제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축제를 통해 지역은 커다란 경제효과, 공동체의식의 강화 그리고 효율적인 지역홍보를 기대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각 지역마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축제자원과 관광산업을 성공적으로 연계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여기저기 비슷한 축제가 넘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축제는 날씨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어 날이 좋은 시기로 집중되는 것이고, 땅이 지닌 고유한 기운을 함께 품고 있는 까닭에 인근지역의 특산품이나 문화적 유형은 비슷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비슷한 주제 아래 구체적인 내용과 형식 그리고 시기까지 유사한 축제를 우후죽순으로 열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지역의 이기심을 버리고 함께 공론화하고 협의하여 지역마다 특색있는 문화와 가치를 지켜야 한다.
이제 우리는 1988년 하계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지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월드컵이 남겨준 문화현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며 민족성과 경제적 가치와의 연계를 다시금 재고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동계올림픽 역시 즐거움을 근본으로 삼는 지구촌 축제이다. 벌써부터 등장한 현지 숙박의 바가지요금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원도의 힘을 기본으로 한 대한민국의 힘으로 세계인의 호응을 얻어야 한다.
대회를 잘 치르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의 멋과 흥이 담긴 겨울축제의 즐거움으로 소통해야 큰 축제가 건네는 가치와 즐거움이 우리의 기쁨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