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액은 늘었는데 수익은 오히려 감소 … 깊어가는 카드업계 고민

2017-11-02 17:08

신용카드 사용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카드사들의 수익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대출 억제 정책 때문에 신용판매가 증가해도 수익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동기대비 4% 증가했다. 법인카드 사용액이 기업의 국세 카드납부가 줄면서 오히려 감소했지만, 내수경기 진작 정책에 따라 개인 카드 사용 크게 증가했다.

특히 개인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건수는 각각 156조1000억원, 44조6000억건으로 전년동기대비 11.9%, 14.5% 증가했다.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192조5000억원을 달성하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신용판매 실적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국내 주요 카드사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실제로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4개 은행계 카드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2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 3856억원 대비 15%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14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774억원보다 15%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 2분기(2294억원)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799억원이나 줄었다.

우리카드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 1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도 감소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8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기록한 821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3분기 순이익 222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05억원 보다 10.8%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지난 2분기(250억원)와 비교하면 11.3% 감소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받은 것은 지난 8월부터 수수료율 0.8%가 적용되는 영세가맹점 기준이 ‘연간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 기준이 ‘연간 매출액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로인해 가맹점 46만여 곳이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새로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연간 3500억원 내외의 카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부진했던 3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통해,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가 현실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판매로 인해 카드사들이 가질 수 있는 수익이 가맹점 수수료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또 인하를 추진하면서 카드거래는 증가하는데 오히려 수익이 감소하는 기이한 구조를 낳았다"며 "내년에도 추가 수수료율 인하가 계획돼 있고 정부가 카드론 등 대출까지 옥죄면서 카드사들의 생존이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