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금리역전 되면 부동산 시장 큰 타격

2017-11-02 19:00
美 1년물 국채 25bp 오르면 코스피 외인자금 3조 유출
정부·한은 급격한 변동 없다지만 가계빚 부담 커질 듯

[[사진=신화사]]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자금유출이나 환율 변동으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한미 금리 역전이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초래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건 1999년 5월 이후 두 차례뿐이다. 1999년 6월30일부터 2001년 3월20일까지, 2005년 8월9일부터 2007년 9월17일까지다. 이번에 금리가 역전되면 10년 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자본유출입은 내외금리 차만 갖고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리 역전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는 자본유출을 일으키지만, 글로벌 경기 호조가 내년에도 지속되면 국내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큰 폭의 유출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한은의 시장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연말 미국의 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져 자금 회수가 시작되면 연일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는 주식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1년 국채금리가 25bp 상승하면 국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3개월 후 3조원이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과거 한·미 금리차가 역전됐던 2005년 8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약 1년간 코스피 시장에서는 14조6000억원이 유출됐다.

금융시장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총재의 금리인상 시그널만으로 대출금리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은행들이 가장 많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5%대에 진입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 특히 지난 9월에 신규로 이뤄진 가계대출의 70%가 변동금리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금리가 최대 3%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도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가 단계적으로 인상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당장 하락하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거래가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과 은행권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에 비해 20% 정도 급감했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재개발·재건축 및 수익형 부동산을 중심으로 거래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들에게도 부담이다. 대부분 외부 차입을 통해 경영을 하는데 조달금리가 오르면 그 만큼 이자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곳은 수출기업이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하락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