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용돈'상납 혐의…안봉근·이재만 구속심사

2017-11-02 15:13

검찰이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정기적으로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의 구속여부는 이르면 오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2일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특수3부는 지난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두 비서관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국정원으로부터 수년간 매달 1억원씩을 받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이 국가 예산인 ‘특수활동비’로 이들에게 건낸 돈은 4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비서관은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정기적으로 상납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특히 안 전 비서관의 경우 매달 1억원의 뒷돈 외에도 개인적으로 별도의 돈을 챙겨온 정황도 포착됐다.

정부가 공개한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은 돈을 상납받은 지난 2014년경 각각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7억~8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들이 상납받은 특수활동비의 일부를 아파트 매입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또 2016년 4·13총선 당시 새누리당 경선에 대한 비공개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국정원에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 해당 여론조사 업체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두 비서관은 상납받은 돈은 ‘청와대 경비’ 등으로 사용했고 개인적으로 착복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오는 3일께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이번 상납이 국정원장 승인을 거쳐 집행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전직 국정원장(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들을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