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바 왓슨, 볼빅 ‘핑크’ 골프공과 결별…“성적 부담감 때문에”
2017-11-01 17:06
미국 골프채널 등에 따르면 왓슨은 1일(한국시간) 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총상금 680만 달러) 대회를 앞두고 “볼빅과 스폰서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이제부터는 내가 원하는 공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왓슨은 PGA 투어에서 드라이브 비거리 400야드도 훌쩍 넘기는 소문난 왼손잡이 장타자다. 또 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2회 우승을 포함해 통산 9승을 기록했다.
왓슨이 더 유명세를 탄 것은 남자 골프에서는 보기 드문 ‘핑크 사랑’ 때문이다. 왓슨은 지난 2009년 마스터스에서 핑크색 옷과 드라이버, 장갑으로 꾸미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그의 골프백에는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온통 핑크빛이다.
왓슨이 볼빅과 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왓슨은 지난 1월 초 국산 골프공 제조회사인 볼빅과 후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월드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을 TV로 시청하다 볼빅의 컬러볼을 보고 매료된 왓슨은 골프숍에서 직접 볼빅 골프공을 구입해 테스트를 한 뒤 볼빅에 먼저 연락해 계약까지 체결했다. 다년 계약에 액수도 업계 최고 수준의 조건이었다.
당시 왓슨은 “볼빅의 컬러 마케팅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고 볼빅과 골프공 후원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심했다”며 “세계 최고의 장타자를 선정하는 월드 롱 드라이브 대회에서 볼빅 골프공을 처음 봤는데 볼빅 골프공의 화려한 색상은 물론이고, 직접 사용해 보니 부드러운 타구감과 정확한 샷 컨트롤까지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왓슨은 볼빅의 대표적인 핑크색과 연두색 공을 써왔다.
하지만 왓슨과 볼빅의 핑크빛 사랑은 짧았다. 계약 10개월 만에 결별이다. 결정적 이유는 왓슨의 성적 부진이다. 왓슨은 지난 시즌 우승 없이 톱10에 두 차례 진입한 것이 전부다. 세계랭킹은 10위권에서 1일 현재 65위까지 추락했고, 페덱스 랭킹도 75위까지 내려앉았다.
결국 왓슨은 먼저 러브콜을 보냈던 볼빅에 계약 파기를 정중하게 요청했다. 볼빅 관계자는 “왓슨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심각하게 고려한 끝에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왓슨이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 부담이 컸던 것 같다. 선수 입장에서 다른 여러 공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우리도 투자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 아쉽지만 다시 좋은 기회로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왓슨은 2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TPC(파72·7243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부터 과거 사용하던 타이틀리스트의 Pro V1X 골프공을 사용할 계획이다. 왓슨은 타이틀리스트 등 다른 골프공 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