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금리 인상, 예금엔 굼벵이…대출엔 총알

2017-11-01 19:00
주요은행 지난달보다 급속 인상
예적금 금리는 몇달째 제자리걸음

[그래픽=아주경제 DB]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주요 대출상품의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예적금 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이 예대마진에 의존해 여전히 손쉽게 돈을 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는 연 3.73~4.93%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9월 말(3.29~4.49%)과 비교하면 최고·최저치가 0.4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달 10일(3.40~4.60%)과 비교해도 0.33%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0일 3.36~4.47%에서 1일 3.78~4.89%로 0.42%포인트로 가이드금리를 올렸고,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3.32~4.32%에서 3.63~4.63%로 0.31%포인트 상승했다.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3.607~4.827%에서 3.840~5.160, 3.45~4.59%에서 3.76~4.90%로 올랐다.

반면 예적금 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의 정기예금인 'KB스마트폰예금'의 금리는 8월 말·9월 말·10월 말 모두 기본 이율 1.2%(우대금리 반영 시 1.8%)로 변화가 없다.

신한은행의 '신한 주거래 우대적금'(1년제)의 금리도 기본 1.05%, 최고 2.65%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우리은행의 '짠테크 적금' 최고금리는 2.5%로 동일했다.

하나은행의 '하나머니세상 정기예금'과 '하나머니세상적금'의 최고금리는 우대금리 반영 시 최고금리(만기 1년 기준)가 각각 1.9%, 2.8%로 변동이 없었다. 

신한은행의 '스마트 정기예금(S뱅크전용)'과 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2'가 각각 0.29%, 0.27% 올렸지만, 극히 일부 상품에 불과하고 대출금리 인상과 비교하면 인상폭 역시 크게 낮아 금융 소비자가 체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시중은행은 대출 금리와 예적금 금리의 인상 요인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대출금리는 금융채 금리를 반영하는데,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이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관측 등 시장의 전망과 기대가 반영돼 금융채 금리가 상승 중이다. 반면, 예적금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토대로 정한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금리와 예적금 금리의 인상 요인이 다른 것은 맞지만, 대출 금리가 오르는 데는 가산금리 상승이 주요인"이라며 "은행들이 이자놀이에 집중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가산금리 인상 요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