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집안 ‘경사 났네’…허훈 “아빠가 막내 응원하겠죠?”

2017-10-30 18:06

[허훈. 사진=KBL 제공]

‘농구 대통령’ 집안에 경사가 났다.

허재(52) 농구 국가대표 감독의 두 아들이 모두 프로에 입성했다. 허 감독의 장남인 허웅(24·상무)에 이어 차남 허훈(22·연세대)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아버지의 뒤를 밟았다.

허훈은 30일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부산 kt에 지명됐다. 이날 조동현 kt 감독은 고민의 여지없이 1순위로 허훈을 호명했다.

아버지의 모교인 용산고를 졸업한 허훈은 올해 대학리그에서 연세대 소속으로 평균 19.2점 6.2어시스트 2.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리그에서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가드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국가대표에 발탁돼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허훈은 “항상 준비는 돼 있다. kt의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 팀이 쭉쭉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어 허훈은 “가드이기 때문에 그동안 하던 스타일대로 외곽 선수들이나 센터의 플레이를 살릴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며 “프로에서도 보고 배우며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허훈. 사진=KBL 제공]

허훈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피를 이어 받은 남다른 ‘농구 유전자’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다재다능한 기량은 물론 배포 두둑한 성격까지 아버지와 판박이다. 이 때문에 허훈에 대한 기대는 앞서 프로에 데뷔한 허웅보다 더 크다.

연세대 3학년 시절 일찍 프로 무대에 도전한 허웅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원주 동부(현 DB)에 지명됐다. 이후 허웅은 기대 이상의 기량을 선보이며 프로에서 날개를 폈다. 특히 지난 8월 레바논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농구 유전자’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허훈은 형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도 “형이 제대하면 내가 군대 가기 전에 한 시즌 정도 대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코트 밖에서는 형제지만, 농구장에서는 대결이다. 더 열심히 달려들도록 하겠다”고 두둑한 배포를 보였다.

허훈이 1순위의 영예를 떠안는 날, 의외(?)로 허 감독은 무덤덤했다. 허훈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전화도 받지 못했다”며 “아버지는 늘 어딜 가든 다치지 않게 열심히 하라고 하신다”며 “다들 바빠서 가족 모임도 잡힌 것이 없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과연 두 아들 가운데 누구를 응원할까. 허훈은 “아무래도 내가 막내니까 저를 응원하지 하지 않을까요?”라고 확신하며 웃었다.

이날 드래프트에 지명된 선수들은 올 시즌 정규리그 2라운드가 시작되는 11월 5일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허훈은 11월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SK와 원정경기가 프로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허훈은 “SK가 지금 잘하고 있지만, kt가 SK에 강하다고 들었다. 첫 경기는 꼭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