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경제성장, 아직도 장애물은 많다

2017-10-29 18:03
3% 성장경로...한은 깜짝 3분기 성장률 발표, IMF 3% 경제성장 전망 등 청신호
3분기 수출 실적 단기 효과에 따라 4분기 역성장 우려 커져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까지 경제성장 안심하다간 실적 부진 우려돼

3분기 깜짝 수출 실적 발표로 올해 3% 경제성장률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4분기 역성장 우려를 낳으며 한국경제가 기로에 놓였다. 26일 인천항 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배군득 기자]


“3% 성장 경로를 견실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부총리가 경제계 일선 현장을 둘러보며 거듭 내놓은 말이다. 정부가 목표로 둔 3% 경제성장률에 대해 해외 금융기관 역시 동일한 수준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깜짝 오름세를 보인 3분기 성장률 덕택에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그러나 4분기 수출 실적 감소와 대외적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다 보니, 아직은 ‘샴페인을 먼저 터트려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앞선다.

◆“3% 경제성장률 가까워졌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1.4% 성장률은 7년 3개월 만의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연말 3% 경제성장률 도달에 근접해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지난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로 내다본 것이 주효했다.

한은을 비롯해 민간경제연구소 역시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치를 상향했지만, IMF가 3% 전망에 먼저 불을 지폈다.

3% 경제성장률 실현이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은 상승세를 탄 3분기 수출실적 덕분이다. 또 올해 수출 1조 달러 시대를 재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 역시 경제성장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제현장 일선을 둘러보며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으며, 지난 27일에는 역대 경제부총리와 재정장관과의 간담회를 갖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령관인 김동연 부총리의 적극적인 행보는 기획재정부 중심의 국가살림 꾸리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성장의 청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상황”이라며 “혁신성장을 위한 기초체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부했다.

◆“관건은 내년 성장, 4분기에 달렸다”

정부와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효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성장 가능성을 정부정책의 효과만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추석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었고 수출기업이 통관일정을 앞당겨 이달 수출물량이 지난달로 몰렸다는 지적을 흘려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4분기 수출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역성장까지 예고되는 4분기 상황이 내년 1분기 성장률에 상당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정대희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4분기 상황이 좋지 않으면 당장 내년 1분기 역시 저조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현재의 긍정신호는 정부가 정책을 잘 펼쳤다기보다 단기적인 효과와 대외적인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에서 반도체 실적에 대한 전망이 높은 반면, 자동차 수출시장은 악재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역내 자동차 교역 관세가 철폐되지만, 한국기업에는 호재로 다가오지 않는다.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대체시장이 아세안이지만, 현지공장을 두지 않은 한국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일본기업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과는 정반대다.

수출시장에서 주력산업의 성장세가 불균형을 이루다 보니 내년 3% 경제성장률까지 확신하는 건 과욕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질 GDP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데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3분기 상황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며 “추가적으로 해외나 국내 금융기관이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더라도 여기에 안심했다간 연말이나 내년에 오히려 실적부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