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 오윤아, "워맨스 연기 처음, 커플상 기대해볼까요?"
2017-10-27 17:00
"너무 즐거운 촬영이었고 애착가는 작품이라, 마지막에 눈물이 났어요"
배우 오윤아(37)가 아주경제와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의 종영 소감을 포함해 자신의 연기와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윤아는 "언니는 살아있다 마지막 촬영에서 작품을 보낸다는 것에 아쉽고 서운했어요. 너무 눈물연기를 하다보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체력은 바닥날지 몰라도 만족스러운 신들이 많아 희열이 있었거든요"라며 작품을 떠난 보낸 아쉬움을 전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까 시원하면서도 섭섭해요. 여운이 많이 남아서 그런지 아쉽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어요. 한 장면 장면 모두 최선을 다했고 그런 것들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극중 오윤아가 맡은 역할인 김은향은 시험관 시술로 귀하게 얻은 딸을 위해 살아가는 엄마다. 하지만 딸이 화재 사고로 죽고, 그 화재가 남편으로 인해 일어났고 남편의 불륜 사실까지 알게 된 후 복수를 위해서 살게 되는 인물이다. 여기에 후반에는 남편의 내연녀인 구세경(손여은 분)과 워맨스까지 펼친다. 쉽지 않은 감정 연기임에도 불구, 오윤아는 매끄럽게 소화해내며 극을 이끌었다.
오윤아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지금 생각해도 울컥할 정도로 마음이 아파요. 특히 장례식장 신에서 하루종일 울었어요"라고 기억했다.
레이싱 모델로 데뷔했던 오윤아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해 벌써 배우 데뷔 13년 차다. 오윤아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며 개성적인 연기로 사랑받고 있다. 오윤아는 그녀의 굴곡진 인생이 오히려 연기에 깊이를 더해줬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지난 2007년 결혼했던 오윤아는 결혼 8년 만인 지난 2015년 이혼 후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오윤아는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고 제 아들이 발달이 느려서 그런 부분이 있어서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라고 털어놓기 쉽지 않았을 자신의 이야기를, 그것도 아이에 대한 아픔을 솔직히 털어놨다.
"처음 대본을 받고 모성애를 보여주는 부분이 많다 보니깐 너무 힘들지만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 캐릭터 자체가 7번 시험관 끝에 아이를 가져서 아이가 너무 소중해 여자로서도 충분한 매력이 있지만 아이에게 몰입하고 살던 여자인데 그 아이가 죽은거에요. 한 순간에 모든게 무너지고 자기 인생이 없어져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죠. 정말 너무 힘들 것 같았어요"라며 "그런 연기로 공감을 얻고 싶었고, 마음적으로 힘들겠지만 그런 부분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몰입을 많이했죠. 제가 화려해 보이면 시선을 빼앗을거 같아서 옷도 일부러 아이에게만 신경쓰는 엄마를 표현하고 싶어 수수하게 입고, 은향이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내 표현한 은향이 역할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그녀 연기 인생에 획을 긋는 또 하나의 캐릭터를 탄생했다. 특히 극중 손여은과 보여준 '워맨스'로는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까지 노려볼만하다는 주변의 반응이다.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오윤아와 손여은은 극 초반 앙숙으로 등장했다. 이후 극이 전개되면서 두 사람의 특별한 호흡에 대해 호평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졌고, 연말 시상식 ‘베스트 커플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오윤아는 “손여은씨와 베스트 커플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말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베스트 커플상을 생각도 못했거든요. 어쨌든 감사한 일이죠. 좀 웃기기도 하네요”라고 유쾌하게 웃었다. 이어 “뻔한 워맨스를 했으면, 반감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손여은과의 케미에 대해 운을 뗐다.
"마지막에 워맨스 코드가 나와 당황하긴 했어요. 그래도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코드로 풀어주신 것 같아요. 뻔한 워맨스였다면 반감을 샀을 수 있는데 은향이 입장에서 신들을 소화하다 보니 저는 시크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친구한테는 딸을 죽게 한 원수인데 마냥 웃을 수 없고 좋게 반응할 수가 없지 않을까요. 작가님께서 그런 걸 잘 살려주신 것 같고 저도 그걸 잘 살리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표현 돼 관계성이 좋았던 것 같아요. 나는 밀어내려고 하고 그 친구는 다가오는 그런 모습에서 워맨스가 살아났던 것 같습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이고 장난도 잘 치고 말도 편하게 하는 스타일이에요. 여은 씨는 내성적이라 처음엔 많이 친해지지 못했어요. 스타일이 워낙 다르다 보니까 조금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뒷 부분에서 계속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하게 되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오윤아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장서희 선배님이 연기적으로 중심을 많이 잡아주시면서 후배들 이야기도 잘 들어주셔서 큰 어려움이 없었죠. 김주현과 세 명이 따로 만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손여은에 대해서도 "점점 어색함이 없어졌다"고 이야기했다.
막장드라마라는 수식어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는 '막장' 논란에 자주 휩싸이는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 대해 완성도 높다고 평가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오윤아는 "김은향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캐릭터에요. 흐름 상 자극적인 신이 많이 돋보였지만 모든 상황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었어요. 김순옥 작가님이 그걸 섬세하게 표현해주셨죠. 사실 드라마 완성도가 높아서 깜짝 놀랐다. 김순옥 작가는 '선'을 가지고 드라마를 쓰시는 분이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인물들이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하게끔 잘 살려서 놀랐어요.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이, 다른 인물들이 중간중간 하드캐리 역할을 많이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시청자도 그런 부분을 재밌게 느꼈다고 하시더라구요.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이 있었지만, 이야기가 연결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막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감정을 잘 설명 못해서 시청자가 이해를 못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막장 아닐까요?"
또 하나의 인생작을 마친 오윤아는 앞으로도 인생 연기를 계속 갱신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운 좋게도 좋은 선배들을 많이 만나 미숙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크게 연기에 대한 지적은 받지 않고 지내왔네요. 연기에 대해 배우지도 못했고 전공도 하지 않았지만 늘 선배들에게 배우는 자세로 가르침을 받았어요. 앞으로도 좋은 선후배들과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코믹한 작품이 끌려요. 올해 계속 감정소모가 많은 작품을 하다보니 차기작은 코미디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