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계부 사망..여중생 살해-아내 죽음-며느리 성폭행,관련성 못 밝혀
2017-10-26 00:00
어금니 아빠 이영학 계부의 며느리 성폭행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던 영월경찰서의 한 형사는 25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용의자가 사망하면 원칙적으로 ‘공소권 없음’ 결론을 내린다”며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과 어금니 아빠 이영학 계부의 며느리 성폭행 혐의 수사를 종결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아내 최모(32)씨는 지난 달 1일 영월경찰서에 A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했다. 이 고소장에서 최씨는 “A씨로부터 2009년 3월초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A씨가 총기(엽총)로 위협하면서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영학과 최씨는 지난 달 5일 오전 5시쯤 추가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최씨는 지난 달 6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경찰은 최씨의 몸에서 DNA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고 국과수는 지난 달 21일 ‘해당 증거물은 A씨의 DNA와 일치한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DNA 증거를 토대로 12일 A씨를 소환해 2차 조사했다. 1차 소환 조사는 지난 달 5일 이뤄졌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씨와 성관계를 맺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총기 위협 등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14일 강원지방경찰청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했다.
경찰은 25일 오후 2시 영월경찰서에서 A씨의 기존 진술을 재확인하고 미흡한 진술을 보강하는 3차 조사를 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 상대 3차례 소환조사 결과▲거짓말 탐지기 조사 내용 ▲최씨의 고소장 내용과 숨지기 전 녹화한 피해 진술 등을 토대로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지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A씨의 며느리 성폭행 혐의에 대해 용의자 A씨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최씨가 모두 사망해 더 이상 수사가 진행되기는 불가능하게 돼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 큰 문제는 A씨 사망으로 A씨의 며느리 성폭행 혐의뿐만 아니라 최씨 사망과 이영학의 여중생 살해 사건 수사도 더 어려워졌다는 것.
경찰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이영학을 면담한 결과 이영학은 아내 사망 후 성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성인 여성보다 유인이 쉬운 딸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이영학의 여중생 살해 등 범행과 아내의 죽음에 A씨의 며느리 성폭행 혐의가 밀접히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A씨와 최씨 사망으로 며느리 성폭행 혐의가 영구 미제로 남게 됨에 따라 이영학의 여중생 살해와 최씨 사망 수사도 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영월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후 1시 27분쯤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에 있는 A씨 집 비닐하우스에서 A씨 시신을 아내 B(57)씨가 발견해 경찰 등에 신고했다. B씨는 이영학의 어머니다. A씨는 자택 앞 비닐하우스 안에서 목을 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유서는 검시 과정에서 A씨의 상의 안 주머니에서 메모지 형태로 발견됐다. A씨 유서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형사 분들에게 부탁하는데 누명을 벗겨달라. 지금까지 도와주신 분들에게 죄송하고 형님에게 미안하다”고 쓰여 있었다.
25일 방송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에 따르면 A씨는 이영학이 일부러 A씨와 최씨를 단 둘이 있게 하고 성폭행으로 고소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명을 벗겨달라'는 유서 내용과 부합한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남편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누명을 벗겨달라'는 유서 내용으로 볼 때 A씨가 며느리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받는 것에 부담을 느껴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영월경찰서의 다른 형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A씨 사망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