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합종연횡] 한국당 내홍에 보수통합 논의도 '삐걱'…홍준표 리더십 '시험대'
2017-10-24 18:39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홍 대표의 인적 청산 카드에 친박(친박근혜)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바른정당 통합파와 함께 추진하던 '보수통합' 논의도 일단 제자리에서 멈췄다.
결국은 한국당 내 내홍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달렸다. 방미중인 홍 대표가 귀국한 후인 다음 주가 보수통합 논의의 분수령이다.
24일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홍준표 대표가 서청원 전 대표, 최경환 의원에게 꾸준하게 당의 나아갈 모습을 설명드리면서 용단을 내려주십사 (하는) 이런 과정을 잘 겪어가는 것이 지도력이고 정치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당 윤리위원회는 혁신위원회의 제안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 각각 해당행위, 민심이반 등의 사유를 들어 '자진탈당' 권고 징계를 의결했다.
박 전 대통령은 10일 이내 탈당 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자동 제명된다. 하지만 한국당은 10일을 꽉 채운 오는 30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최종 확정키로 했다. 문제는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징계가 이뤄지는 현역 의원들이다. 서 의원과 최 의원은 징계에 강력 반발하며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서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언급하며 홍 대표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미국으로 떠난 홍 대표는 이들을 향해 "6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분들"이라며 "탄핵 때는 숨어 있다가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이제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 꼬집었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정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강경하게 나가는 홍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내홍은 결국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귀하기 위한 명분은, 인적청산을 통한 한국당의 '쇄신'이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이 11월 13일 새 지도부를 뽑는 당원대표자회의 이전까지 남은 시간은 2주 남짓이다. 후보 등록은 26~27일이다. 통합파들로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난 후인 11월 초, 부분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강파에 속하는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분당에 가까운 (탈당) 수준은 없고, (한다면) 3~5명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홍 대표의 대표직을 건 승부수"라며 "한국당 내부에서 국정농단세력을 몰아내려는 행동이 시작됐다는 점은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