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이주열 총재 "경기 회복세 살펴 기준금리 인상할 것"
2017-10-23 19:00
이동걸 산은 회장에 구조조정·낙하산 등 질타
김도진 기업은행장, 영화 투자 사업 지적받아
김도진 기업은행장, 영화 투자 사업 지적받아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장들이 23일 열린 국회 상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적극 해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물가도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확인되는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다소 필요하지만 방향 자체는 금리 인상이 맞는다는 의미다. 그는 "기준금리 수준이 완화적이므로 경기가 본격 회복 국면에 들어가면 완화 정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금융통화위원회의 기본 스탠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초이노믹스'를 들고 나오면서 계속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며 "금리 인하 효과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돈이 다 부동산으로 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 인하는 여러 효과를 가져온다"며 "가계부채의 차입을 늘리는 효과가 있었지만 소비와 투자의 성장 모멘텀을 살리는 데도 기여했다"고 반박했다.
금통위는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8%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에는 2.9%로 잠재성장률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2.0% 수준으로 잡았다.
이 총재는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는 경제 상황 외에 다른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체감 경기와 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데이터에 입각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기업 구조조정,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집중 포화를 받았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목표한 대로 대우조선을 회생시켜 매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을 죽여야 조선업이 살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근거 없는 속단"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대우조선 부실의 주요 원인인 해양플랜트 부분이 상당히 개선됐고, 상대적인 경쟁력을 조정하면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산은에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도 원활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이 잘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의에는 "다운사이징해서 생존의 기반을 가질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매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나는 낙하산이 아니다"며 정부 철학은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철학을 공유하는 것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이 회장은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철학 공유'에 대한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사업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은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가 당시 영화 제작사로부터 투자 관련 자료도 안 받고 예비검토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이 영화에 26억2500만원을 투자했다. 영화 한 편당 평균 투자금액(4억2000만원)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제작사가 기업은행이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은행의 투자 사실을 발표했다는 데 있다.
박 의원은 "제작사가 투자 확정 사실을 먼저 공개한 것은 기업은행의 심사가 지극히 형식적인 요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전 영화 보급 확산 지시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행장은 "향후 투자 결정할 때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