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3평 온돌방'이 인권침해?…일반 재소자 10배 공간
2017-10-19 19:04
법조계서 비판론…국제적 이슈 만들기 의혹도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구속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논란에 대해 법조계에선 "인권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인권침해는커녕 특혜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CNN 방송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률팀을 맡은 MH그룹 보고서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나 잠을 제대로 못 자도록 불을 켜놓고 있으며 냉기가 가득한 마룻바닥에서 잠자리에 들고, 제대로 된 치료나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 최모 변호사는 19일 "박 전 대통령이 막다른 길에 놓이자 자신의 문제를 국제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인권침해를 받는 거라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수천명 모두가 인권침해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은 여러 수용자가 함께 쓰던 방을 개조한 것으로 규모는 3평 남짓"이라면서 "일반 수용자 1인당 사용 면적이 0.8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명백히 특혜를 받는 것인데 인권침해라는 주장은 가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일반 수용자보다 넓은 방을 쓰는 등으로 각종 특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내에서 인권침해를 당한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생활을 하면서 각종 편의를 지원받고, 지난 7월과 8월경 두 차례 구치소 외부의 진료를 포함해 적절한 치료도 받고 있다. 아울러 다른 수용자와 같이 온돌식 난방을 한 바닥 위에 접이식 매트리스를 깔고 잠자리에 들며, 야간에 켜는 전등도 조도를 낮춰 수면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공간은 3평이 넘고 5~6명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혼거실을 개조한 것으로 보통 적게는 4명, 많게는 6~7명이 사용하는 방이다. 여기에 TV와 사물함, 책상 등이 마련돼 있다.
개인사무실을 운영하는 김모 변호사는 "너무나 갑작스럽게 제기된 박 전 대통령의 인권침해 문제는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지난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발언과 변호인단 총사퇴 후에 인권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구치소 내부 사정을 살펴볼 수 없어서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생활 중 특혜를 받고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일반 재소자들은 그렇게 넓은 방을 혼자 사용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MH그룹이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와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열린 속행 공판에서 법원의 구속 연장 조치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사실상 '재판 보이콧 선언'을 했다. 이와 함께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해 7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이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나 대리인이 MH그룹에 인권 침해 문제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MH그룹의 요청으로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맡은 영국의 로드니 딕슨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사건을 의뢰했다"고 밝히면서 박 전 대통령 인권 문제를 처음 의뢰한 것은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MH그룹은 내달 9일 유엔 회원국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권고하는 '국가별 정례 인권 검토(UPR)' 이전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OHCHR)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 선임을 결정한 법원은 새 변호인의 사건 기록 파악 때까지 재판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