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손금주 의원 "가스공사, IS 점령지에 4200억원 투자…투자금 회수 못 해"
2017-10-18 15:05
가스공사 "이라크 정부와 대체 사업지 협의 중…올해 연말 용역 결과 나올 것"
해외자원개발 공기업 중 하나인 한국가스공사가 이슬람국가(IS) 점령으로 개발이 진행되지 못하는 이라크에 4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해외 투자 현황 및 실적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이라크 아카스, 만수리아 지역에 총 3억7200만 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했으나 IS 사태로 개발이 중단되면서 투자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했다.
이라크 아카스와 만수리아 가스전 입찰은 2010년 9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결정됐다.
당시 이사회에 제출된 참여 의견서에는 이라크 지역의 위험성 등 동향분석과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었다. 특히, IS 사태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건 2006년부터이기 때문에 이미 위험 가능성이 컸으나 전혀 예견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문제는 IS 점령지역에 대한 안전 문제 등으로 사업을 재개할 확률이 희박하다는 데 있다는 게 손 의원의 지적이다.
가스공사는 개발 재개가 어려울 경우 기투자비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계약 유지를 위해 올해에만 이 사업에 790만 달러(약 89억3000만원)를 투자했다.
손 의원은 "42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가스공사의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325%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의 부적절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공기업들의 재정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는데 잘못된 결정의 여파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며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가스공사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라크 아카스에서 사용하기 위해 가스처리장치 등 설비를 발주한 게 있는데 다른 지역을 선정, 설비를 사용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와 논의 중"이라며 "이를 위해 비용과 기술적 타당성 등에 대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연말이면 비용이 어느 정도 될지 등 용역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