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재협상 난항에 연내 합의 불가..내년 1분기로 기한 연장

2017-10-18 15:11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4차 협상을 끝낸 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왼쪽부터)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4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3국은 일몰조항을 포함한 미국의 요구안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해 연말까지 재협상을 끝내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협상 기한을 내년 3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CNN과 LA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나프타 4차 협상이 진행된 워싱턴DC에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전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3국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사실은 기자회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협상은 공정해야 한다”면서 나프타 조항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특정 부문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무역 불균형을 없애려는 등의 의사를 보이지 않은 것에 놀랐고 실망했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프리랜드 장관은 미국 측의 요구에 대해 “예측 가능성, 개방성, 협력으로 점철된 나프타 23년의 역사를 되돌리려 하는 것”이라며 일부 사례는 글로벌 통상규정에 어긋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캐나다와 멕시코가 가장 반발하는 부분은 5년마다 한번씩의 재협상을 명시하는 이른바 일몰조항의 추가다. 그 밖에도 미국은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수입산 자동차의 무관세 조건으로 미국산 부품을 50%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나프타 회원국 내에서 조달한 부품이 62.5% 이상이면 무관세가 적용된다.

현지 매체들은 3국이 나프타 재협상 기한을 3개월 더 연장하는 데에는 합의했지만 의견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나프타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 후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이 나프타에서 탈퇴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하거나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차 협상이 진행되던 당시 나프타를 폐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대선 기간부터 나프타를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는 나쁜 협정으로 비난하며 폐기론을 거듭 꺼내왔다. 나프타 5차 협상은 17~21일 일정으로 멕시코시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