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동석X이동휘 '부라더', 장유정 감독이 선보인 완벽한 '변주곡'
2017-10-20 00:00
석봉(마동석 분)과 주봉(이동휘 분)은 100년의 전통을 가진 뼈대 있는 가문의 종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평생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종손 노릇에 아픈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고향을 멀리해왔다.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며 유물발굴에 전 재산을 건 석봉과 한 순간의 실수로 실직 위기에 처한 주봉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부고 소식에 3년 만에 본가를 찾고 각각의 이유로 집안을 팔아먹고자 한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묘령의 여인 오로라를 만나고 그녀에게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 힌트를 듣게 된다.
영화는 원작 뮤지컬의 스토리를 착실히 따르되 군데군데 다른 설정 및 결말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하지만 이 색다른 재미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원작·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직접 맡은 장 감독의 덕이 컸다. 원작에 대한 정확한 이해 및 데이터베이스가 정확하기 때문. 그런 이유로 변주나 응용 또한 무리 없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유쾌하고 밝지만 지나치게 건전하거나 교화시키는 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장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을 경계한다.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뼈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근본 없는 형제, 묘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오로라의 비밀 등은 쉬이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거기에 전통문화에 대한 해학·풍자가 담긴 대사, 상황 설정은 영화가 마친 뒤에서 충분히 곱씹을 수 있는 요소다.
원작 뮤지컬이 매력적인 넘버(뮤지컬 곡)로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면 영화 ‘부라더’는 넘버의 빈자리를 촘촘한 스토리·서사,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테일로 채운다.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인물들의 전사·관계·감정 등을 세밀하게 묘사했고 뮤지컬 식 서사나 전개 역시 한결 정돈돼 영화다운 인상을 남긴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지우고 영화 ‘부라더’만의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들의 몫이었다. 맏형 석봉 역의 마동석과 동생 주봉 역의 이동휘, 묘령의 여인 이하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연기 결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세 사람이 보여주는 케미스트리 역시 이전 작과는 다른 맛. 독특한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벌어지는 이색적 에피소드는 관객들에게 친숙하면서도 낯선 재미를 안겨준다.
또한, 송영창, 조우진, 송상은, 오만석, 서예지는 물론 특별출연한 지창욱까지. 연기 구멍 없는 조연 배우들의 열연 역시 영화의 재미 중 하나. 쫀쫀한 배우들의 연기 호흡 역시 매력적이다. 오는 11월 2일 개봉이며 상영시간은 102분,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