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①] 김아중 “‘명불허전’ 현장 계속 생각나…30대 들어 일 욕심 많아졌어요”
2017-10-17 00:01
배우 김아중에게 ‘명불허전’을 떠나보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데뷔 14년차에 만난 ‘명불허전’은 그에게 각별한 애정으로 남아있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만난 배우 김아중은 긴 추석 연휴를 보낸 뒤에도 못내 ‘명불허전’을 보내는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한동안 현장이 계속 생각났어요. 기분이 뭉글뭉글 하더라고요. 계속 드라마를 곱씹으면서 회사에서 빨리 읽으라는 대본이 있는데도 손에 쥐지 못하고 있어요. 아쉬운 것도 있고 드라마가 끝나고 바로 추석 연휴였기 때문에 다른 걸 하지 않고 쉬었던 터라 작품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한의학과 양의학이 협업하는 콜라보레이션을 한다는 작업에서 뜻 깊었어요. 사실 이야기는 허임이라는 조선시대 실존 인물을 그려내고자 출발했기 때문에 한의학에 대해서는 디테일한 이야기들이 작가, 감독님께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제 캐릭터를 챙기기 위해 외과, 양의학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시작하기 전 병원에 일주일 정도 참관했어요. 새벽 여섯시에 나가 아침 컨퍼런스에서부터 수술도 참관하고 아침 회진, 저녁 회진까지. 실제로 의사 분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보람을 찾는지 많이 공부했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인 김남길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아중은 최근 몇 년간 드라마를 통해 전문직 캐릭터만을 연기해왔다. ‘명불허전’을 통한 의사 역할은 ‘싸인’ 이후 두 번째, 여기에 검사, 톱스타 까지 전문직 전문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의 아니게 다소 무거운 작품에서만 그를 볼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명불허전’을 통해 로맨스 연기를 펼치게 됐다.
“늘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전문직 대신 똑똑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 해보고 싶더라고요. 말랑말랑하고 완전한 로맨스 연기요. 언제부턴가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드라마는 진지한 수사물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싸인’이 그 당시 장르물의 시초였기 때문에 ‘싸인’을 잘 보신 관계자 분들이 멜로가 없는 곳에 저를 섭외하시더라고요. (웃음) 사실 여배우는 멜로가 있어야 살아남잖아요. 하하. ‘명불허전’은 2009년 ‘그저 바라보다가’ 이후 로맨스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좋아하셨어요. 팬 분들도 장르물 좀 잠깐 쉬고 로맨틱 코미디 좀 하라고 하셨는데 그런 댓글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김아중이 로맨틱 코미디 연기는 데뷔 이듬해인 2005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보여준 모습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아중에게 따라다니는 ‘미녀는 괴로워’ 꼬리표는 전혀 아쉬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도리어 김아중은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을 정도의 필모그라피를 쌓아올렸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색칠하면 그 본연의 색을 발색하는 것이 김아중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관계자 분들께서 제게 역할을 맡기면 제 몫을 해낸다는 신뢰는 있으신 것 같아요. 팬 분들은 사실 제가 작품에 나오는 모습도 모습이지만 개인적으로 허당끼 넘치는 모습을 좋아해주시거든요.(웃음)”
그럼에도 출연하는 작품마다 큰 화제와 사랑을 받는 이유는 김아중만의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간 제 위주로 작품을 선택해 온 적이 없었어요. 어쩌면 제 캐릭터 위주로 작품을 선택했다면 지금보다 제 인기는 더 좋을 수도 있고 호감형 배우가 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작품 속 캐릭터보다 전체적인 것을 보는 것 같아요. 원하는 캐릭터 역시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김은숙 작가님, 노희경 작가님과는 꼭 작품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그렇다면 김아중이 쌓은 다수의 필모그라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일까.
“‘원티드’요. ‘원티드’는 시청률을 제가 짊어지고 가는 작품이라 책임감이 있었어요. 그렇게 패기 있게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좋은 작품이라면 쉼없이 연기 하고 싶죠. 30대 들어서고 나서는 일 욕심이 더욱 많아졌어요. 그 전에도 일 욕심은 많았지만 욕심에 비해 겁이 많았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제 주관도 조금 더 뚜렷해지고 자신감도 생겨 일이 두려워지지 않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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