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은 2012년 10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합작관계를 정리하고 독자기업으로 전환된 이후 2013년 한독약품에서 한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외형 확대에 나서는 등 변화 시기에 돌입했다.

특히 외형 확대에 대해서는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할 만큼 공격적인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투자-실적-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데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독은 사노피와의 합작관계를 정리한 직후인 2013년 2월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합작사 한독테바(테바 51%, 한독 49%)를 설립했다. 이듬해인 2014년 2월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를 양수했고, 2014년 3월에는 지분 인수 과정을 거쳐 바이오업체 제넥신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어 2015년 10월 의료기기 관련 법인인 한독칼로스메디칼을 설립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기능성원료업체 테라벨류즈(Theravalues) 지분 67.86%를 취득·인수하는 등 약 4년에 걸쳐 사업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성장을 꾀했다.

이 중 한독테바는 한독이 합작사에서 벗어나 과감한 투자경영을 시작한 첫 무대로 주목 받았다. 한독테바 출범 당시 김영진 한독 회장은 “오랜 기간 합작사 경험을 갖고 있다. 한독 노하우와 테바 제품력이 더해져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 상당수가 제네릭의약품(복제약) 중심이고, 국내 시장에 제네릭 사업을 펼친 다국적사들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 제네릭 중심 회사인 테바와의 합작사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출범 후 4년이 지난 지난해 한독테바 매출액은 202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에 있지만 실속 경영에는 실패했다. 지난 4년간 영업손실이 2013년 66억원, 2014년 120억원, 2015년 105억원, 지난해 56억원 등으로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4년 내내 적자 상태에 빠져있다. 합작사 출범을 도맡았던 대표가 출범 1년 만에 이직하면서 경영방식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한독에게 부담요소가 되고 있다. 한독은 빚을 내 투자 자금을 마련했다. 2012년 이후 이뤄진 투자로 올해 상반기 총 차입금(빚)은 1903억원, 부채비율 122%, 차입금의존도 28%에 이르고 있다. 이는 동종업계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독은 한독테바가 설립초기단계 기업인 만큼 신규 사업 정착이 이뤄질 때까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영업이익이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가 이뤄진 나머지 관계사도 부진은 마찬가지다. 한독테바, 제넥신 등 관계사가 올해 상반기 한독 당기순이익에 미친 영향은 -85억원이다.

때문에 한독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2014년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2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선 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져 한독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