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대표 장 투불)가 역대 최연소 사장과 함께 ‘역대급’ 논란의 역사를 쓰고 있다.

국내 판매량 3위인 인기 위스키 ‘임페리얼’ 제품 안에 지름 8㎜의 유리조각을 넣어 파는 실수를 했지만,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부과 받은 과징금 액수는 2억원에 불과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물질 혼입으로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어겨서 내게 된 벌금이다.

식약처는 현행법상 인체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는 이물질 혼입 식품에 대해 제품 폐기와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내린다. 페르노리카의 경우 ‘그 외의 이물혼입’에 해당하는 영업정지 3일을 받았음에도, 제품 폐기 조치까지 한 것은 그만큼 유리조각이 소비자에게 위험하다고 식약처가 판단한 셈이다.

그럼에도 페르노리카는 이물질 혼입 과정의 자체 조사라든지, 폐기량 등에 대해선 함구했다. 소비자에게 공식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자사 주류를 팔아주는 대가로 주류 도매업체 등에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를 건넨 정황이 포착돼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재 조사 중이다.

한국 소비자와 법을 무시하는 기업이라는 오명과 함께 페르노리카는 한국인 직원에 대한 처우도 논란 거리다. 

“내가 씹던 껌 씹어”, “머리 박아” 르와느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 대사는 페리노리카의 한국법인에 근무 중인 고위 임원 A씨 입에서 나왔다. 노조가 이를 문제 삼자 “(해당 임원의 발언이) 해고 사유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현재 장 투불(한국명 장태범) 사장이다.

이런 사내 갑질 의혹으로 인해 투불 사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가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과 노조에 따르면 투불 사장은 “노조는 방해되는 존재”라며 △노동조합 복지기금 지급 중단△팀장 노조 가입 시 팀원으로 강등하고, 여유 인원이 없을 경우 퇴직시킬 것 등의 지침을 세워 노조 와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노동청은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페르노리카의 부당행위와 성희롱·갑질행위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벌였다. 노조 측은 욕설 파문의 주인공인 임원 A씨에게 피해 직원을 대리해 모욕과 성희롱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페르노리카의 사내 막말 논란은 투불 사장 부임 전에도 있었다. 2011년부터 5년간 회사를 이끈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장 마누엘 사장은 ‘멍청한(empty) 한국인’, ‘시키는 대로 해라’ 등의 발언을 했다.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과 맞물려 회사실적도 곤두박칠 치고 있다. 페르노리카 한국법인 2개 중 하나인 페르노리카임페리얼의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선이 무너졌고, 2018 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에는 3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프랑스 본사에는 115억원을 배당했다.

김귀현 페르노리카 노조위원장은 “2000년부터 근무하면서 총 5명의 외국인 사장을 겪어봤다. 경영면에서 어느 정도 독단은 이해하지만, 현재 사장은 특히 직원 뿐만 아니라 한국인 임원과도 소통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페르노리카 사측 관계자는 “사측과 노측의 이견 차가 크지만 소통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신제품 판매증진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