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세월호 7시간' 논란 재점화…진상 밝혀질까

2017-10-12 17:14
靑 "세월호 보고시점 사후조작, 위기관리지침은 불법개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연장할지, 기간 만료에 따라 석방할지 여부를 심리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오는 16일 24시에 끝난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7시간’은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처음 보고받은 시점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나타난 오후 5시까지의 행적이 불분명해서 생긴 논란이다. 박 전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세월호와 관련된 직무 수행에 소홀했다는 혐의는 탄핵 소추 발의 사유에 포함되기도 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이에 대한 조사를 하려 했지만 박근혜정부의 청와대가 세부일정 공개를 거부해 뜻을 이뤄지지 못했으며, 대통령 탄핵 이후 황교안 국무총리에 의해 ‘세월호 7시간’이 담긴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30년간 봉인돼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국가안보실 공유폴더 전산파일에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발생 당일의 대통령 보고 시점이 담긴 세월호 상황보고일지를 사후 조작한 정황을 담은 파일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위기관리센터는 세월호 사건 관련 최초 상황보고서를 오전 9시 30분에 보고한 것으로 되어 있고, 보고를 받은이 및 전파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이다.

문제는 6개월이 지난 2014년 10월 23일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의 상황보고 시점을 수정해서 보고서를 다시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때 작성된 수정 보고서에는 최초 상황보고 시점이 오전 10시로 변경돼 있다.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점을 30분 늦춘 것이다.

지난 해 박근혜정부 청와대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세월호 당일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사건 당일 박 전 대통령은 9시53분 외교안보수석실로부터 국방 관련 서면보고를 받았으며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구조 인원수와 구조 동원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곧이어 10시 15분에 사고 수습 관련 첫 지시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사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재판 과정에도 제출했다.

만약 첫 보고시점이 9시30분이라면 10시15분 첫 지시가 있기까지 45분간이나 사고 상황이 방치됐다는 얘기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고 당일 행적에 대해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윤전추 당시 행정관 등 관계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비공식업무를 했다고 증언했다. 사고 당일 오전에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관저를 다녀갔으며, 오후에는 중앙재해대책본부 방문을 위해 헤어·메이크업을 담당하는 미용사들이 관저로 들어갔다고 윤 전 행정관은 밝힌 바 있다.

이 '7시간 문제'는 세월호 2차 특조위에서 규명하겠다고 밝힌 핵심 사안이기도 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으로 변경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세월호 사고 당시에 시행 중이던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위기상황의 종합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고 되어 있었으나, 2014년 7월 말 김관진 안보실장의 지시로 안보 분야는 국가안보실이, 재난 분야는 안전행정부가 관장한다는 내용으로 변경됐다.

수정된 내용을 보면 기존 지침에는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의 위기관리 국정수행을 보좌하고 국가 차원의 위기관리 관련 정보 분석·평가·종합, 국가 위기관리 업무의 기획 및 수행 체계 구축 등 위기관리 상황의 종합관리 기능을 수행하고 안정적 외교관리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그러나 당시 국가안보실은 이런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필사로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위기와 관련해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수행을 보좌한다고 불법 수정했다.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은 법제 업무 운영 규정, 그리고 대통령 훈령의 발령 및 관리 등의 관련 규정에 따라서 법제처장에게 심사를 요청하는 절차, 법제처장이 심의필증을 첨부해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절차, 그리고 다시 법제처장이 대통령 재가를 받은 훈령 안에 발령 번호를 받는 등의 법적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당시 청와대는 빨간 볼펜으로 원본에 줄을 긋고 필사로 수정한 지침을 2014년 7월 31일에 전 부처에 통보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세월호 사고 직후인 2014년 6월과 7월 당시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 출석해 재난 컨트롤타워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아니고 안전행정부라고 보고한 것에 맞춰 사후에 조직적인 조작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NSC 임무 불법변경,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등을 "가장 참담한 국정농단의 표본적 사례라 보고, 반드시 관련 진실을 밝히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관련 사건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할 생각"이라며 "사사롭게 국정 기록을 함부로 다루고 국정을 농단하는 일을 누가 지시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