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금융 없앤다…구조조정·인허가 재량권·인사투명성 권고방안
2017-10-11 19:00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발표에는 금융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 인허가 재량권 행사의 적정성 확보, 금융권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한 개선안이 포함됐다.
민간전문가 13인으로 출범한 외부 자문위원회 성격의 혁신위는 지난 8월부터 금융위 및 금감원 등의 행정적 문제점을 분석하고 관련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윤석헌 위원장은 "정책실명제, 규제간소화, 금융권 감사 전문성 확보방안 등 다방면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권고사항은 12월 중 발표된다.
◆시장중심 기업 구조조정 방식 주문
우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이 '서별관 회의'라는 비공식 회의체를 통해 결정됐고, 논의 내용도 비공개되는 등 불투명하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의사결정과정을 거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장을 향해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의 개입 원칙을 시스템리스크 발생 시 등으로 명확하게 개념을 정립하고 개입할 경우에는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전문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기간산업의 경우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를 확립하고 산업부처와 금융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적기에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이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시장중심의 구조조정 제도를 마련하고,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자회사 같은 출자회사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당국에 사전허락 관행 개선, 포괄적 규제로 전환
혁신위는 "케이뱅크 인허가 과정 등 적절성 논란과 별개로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통해 진입장벽만 완화해도 금융혁신이 이뤄 질 수 있다"며 금융위에 "인허가와 관련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라"고 주문했다.
윤 위원장은 "인허가 접수 시 사전에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접수 허락을 받는 관행을 개선하고,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규제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림자 규제 등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나 소비자보다 금융회사에 편향된 규제도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철폐에 따른 감독강화 필요성에 대한 주문도 했다. 그는 "규제가 간소화되는 만큼 감독에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초대형 IB, 복합금융그룹 등은 업권 간의 업무장벽을 허무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자본규제 강화 등 최대한 규제형평성을 맞추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위 유권해석 과정을 공개하거나 법령 해석이 필요한 경우 법제처 같은 중립적인 외부기관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금융공기관 인사 개입은 필요··· "CEO추천위 독립성 제고"
그동안 관치금융의 폐해로 지적된 금융권 고위직 '낙하산' CEO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혁신위는 "일부 금융사의 CEO 추천 및 선임과정이 불투명해 전체 금융권의 신뢰 상실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다만 산은이나 수은 같은 기관의 경우 공정성을 위해 정부가 일정부분 개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금감원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실히 담보하고 직원의 윤리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실행하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권 지배구조 투명성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안과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 독립성 제고방안을 금융위가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윤 위원장은 "제왕적 CEO 탈피, 독립적인 지배구조 구성·운영이 될 수 있도록 금융위가 모범규준을 제시하는 정도는 '관치'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게 가능하려면)당국, 특히 당국의 보스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