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요즘 '럭셔리 패션' 갈아입기

2017-10-11 10:12
CJ오쇼핑·현대·신세계·롯데...
해외 고급 의류 브랜드와 협업
주문액 급증, 매출 효자로

지난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 화이트쇼'에 참가한 현대홈쇼핑 직원이 해외 바이어에게 'J BY' 브랜드와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고급 패션 브랜드'가 홈쇼핑 업계 효자로 등극했다.

10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베라왕 등 해외 브랜드 론칭이나 정구호 등 유명 디자이너와 손잡고 패션 브랜드의 고급화에 나선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근 CJ오쇼핑은 여성의류 브랜드 ‘엣지(A+G)’를 통해 프랑스의 ‘르네(LENER)’, 스코틀랜드의 ‘록캐런(LOCHCARRON)’과 협업한 ‘엣지 프리미엄 유러피안 컬렉션’을 선보였다.

르네는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코트 전문 브랜드이며, 록캐런은 1947년 생겨난 타탄(tartan, 스코틀랜드의 전통 체크 무늬) 체크 스카프와 니트웨어 전문 브랜드다. 

현대홈쇼핑은 북유럽 디자이너 브랜드 '이바나헬싱키'와 디자이너 정구호와 손잡은 고급 여성 브랜드 'J BY' 등을 전개한다. 특히 J BY의 경우 업계 최초로 해외 패션 박람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J BY는 지난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 화이트쇼'에 참가했다. 이 쇼는 프랑스 파리 '캡슐쇼', 독일 베를린 'BBB(Berlin Bread and Butter)'와 더불어 유럽 3대 패션박람회로 꼽힌다. 

해외 유명 브랜드 판매로 상품군의 이미지 변신을 꾀한 업체도 있다.

신세계TV쇼핑은 아예 명품 전문 프로그램 'S-STYLE(에스스타일)'을 고정 편성해 '보테가베네타'와 프랑스 브랜드 '생로랑' 등을 판매한다. 롯데홈쇼핑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조르쥬 레쉬'를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찌 시계도 선보였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가 패션 부문을 고급화한 이유는 해당 전략이 매출 효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CJ오쇼핑의 'VW베라왕'의 올해 9월 주문금액은 작년 동월 대비 약 12% 증가했으며, 지난해 10월 론칭한 골프 캐주얼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도 작년 론칭 후 3개월 동안 주문액 100억원을 넘겼다. 올해 9월 말 처음 선보인 몽골 고급 캐시미어 브랜드 '고비'의 캐시미어 100% 니트코트 역시 목표 대비 3배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도 캐시미어, 풀스킨밍크 등 고가 소재로 분류되는 의류 구매 고객수가 2014년 대비 2016년 28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객단가 역시 8만원대에서 지난해 20만원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의 조르쥬 레쉬는 올 상반기 320억원의 주문액을 기록하며 히트상품 1위를 차지했고, '구찌시마 라운드 시계'도 론칭 방송 65분 동안 8억원이 넘는 주문금액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T커머스, 온라인몰 등 경쟁사가 늘어남에 따라 차별화를 위해선 반드시 프리미엄, 고급화가 필요하다"면서 "홈쇼핑이 백화점, 아웃렛 등 오프라인 채널, 유명 의류브랜드와도 가성비와 가치를 견줄 수 있는 채널로 부상했기 때문에 향후에도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이 거셀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저렴하게 여러 벌을 구매하는 소비 행태에서 최근에는 조금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한 벌을 구매하고자 하는 성향으로 변했다"면서 "그러한 수요에 따른 상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