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 요구' 카탈루냐, EU에 중재 요청..3일에는 폭력진압 항의하는 총파업 예고

2017-10-03 16:44

1일(현지시간) 한 스페인 시위 진압경찰이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지정한 투표소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경찰봉을 휘두르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이날 독립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주민 90%가 독립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는 투표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진=AP연합]


1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지방에서 치러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둘러싸고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와의 갈등이 증폭된 가운데 카탈루냐 측은 당장 독립을 선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2일 기자회견에서 “누르기만 하면 독립이 되는 버튼은 없다. 그런 버튼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국내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겐 중재가 필요하다”면서 유럽연합(EU)에 중재를 요청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따르면 1일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결과 약 90%의 압도적 찬성으로 투표가 가결됐다. 찬성률은 높았으나 투표율은 42%에 그쳤다. 카탈루냐 측은 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권리를 얻었으나 당장 독립을 선포하기보다는 스페인 중앙정부와 대화를 통해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독립 문제를 두고 여전히 카탈루냐 750만 주민들이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주민투표는 애초부터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독립을 절대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카탈루냐 의회가 독립을 선언할 경우 헌법에 따라 자치권한을 정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카탈루냐가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한 카탈루냐와의 대화도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어떻게 갈등을 수습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에는 스페인 정부의 투표 불허 방침 속에서 카탈루냐 투표소에 진압 경찰이 투입되어 투표소를 봉쇄하고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경찰들이 시민들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퍼져 충격을 주었다. 카탈루냐 측은 당시 사건으로 약 900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지만 스페인 중앙정부는 92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3일에는 카탈루냐 노동단체가 "자유와 권리가 중대하게 침해되었다"면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공항, 철도, 항만 등의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며 바르셀로나 공립대학들과 미술관 및 박물관 등 관광지들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