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아궁·멕시코 이어 바누아투도 화산 분화 임박...잇따른 분화 주의보에 '긴장'
2017-09-28 17:55
남태평양 바누아투 화산 분화 대피령...발리·멕시코 이어 연쇄 주의보
"불의 고리 대재앙설" vs "지진판 달라 큰 상관관계 없어" 학계 입장차
"불의 고리 대재앙설" vs "지진판 달라 큰 상관관계 없어" 학계 입장차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작된 화산 분화 공포가 멕시코 멕시코시티와 남태평양 바누아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은 환태평양조산대(불의 고리) 내 상호작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각 지역간 마땅한 연결고리가 없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분화에 따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 바누아투 화산 분화 임박...발리·멕시코 이어 분화 우려 확산
영국 일간 가디언, ABC 등 외신에 따르면 바누아투 정부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주민 약 1만 1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북부 암배 섬에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이 섬에 있는 마나로 화산에서 열과 연기, 화산재와 돌덩이들이 뿜어져 나오는 등 분화가 임박하다는 신호가 나온 탓이다.
앞서 27일에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에 있는 포포카테페틀 화산이 분화를 시작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시작된 화산 분화로 화염에 휩싸인 돌덩이가 주변 1km를 날아가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규모 1.8의 지진을 동반, 추가 피해가 우려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스와 연기를 내뿜을 뿐 다행히 화산활동은 잠잠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발 5426m에 달하는 포포카테페틀 화산은 지난 1994년 이후 매년 주기적으로 수차례 분화하고 있다. 이달 초 멕시코시티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의 진앙으로 꼽히기도 했다. 현지 재난당국은 지진의 여파가 화산 활동을 촉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궁 화산은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이다. 마지막으로 분화했던 1963년 당시 주민 1100명이 사망하는 등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7일 오후에는 분화 신호의 척도로 여겨지는 화산성 지진이 규모 4 수준으로 거듭 발생해 화산 분화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불의 고리 대재앙설 현실화?..."마땅한 상관관계 없어"
이번 연쇄 분화 주의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의 고리'를 둘러싼 대재앙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 언론 스터프는 28일 보도를 통해 "불과 며칠 사이에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는 세 곳에서 화산 분화 신호가 감지됐다"며 "발리 아궁 인근 지역 등에서 수십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일명 '불의 고리'로 통하는 환태평양지진대는 일본·동남아·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지역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를 일컫는다. 전체 길이만 2만 5000마일(약 4만 233km)에 이른다. 전 세계 지진의 90%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화산의 75%가 이곳에 집중돼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활동적인 지진대로 통한다.
지난해부터 불의 고리 내 지진 발생 빈도가 근래 90년 동안 가장 잦아지면서 학계에서는 '50년 주기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50년 주기설은 반세기를 기준으로 지진 활동성과 휴지성이 반복된다는 이론이다. 불의 고리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평균 6~7 규모 이상의 강진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잇따른 이번 화산 분화가 '우연의 일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독일 지질학연구센터의 재클린 샐저 박사는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누아투는 발리에서 5000km 떨어져 있어 지각판 경계 자체가 다르다"며 "바누아투의 경우 액체성 용암의 영향으로 용암 호수를 형성하고 있어 두 곳의 유황 성질을 비교하기도 어렵다"고 단언했다.
다만 분화가 일어날 경우 용암 분출 과정에서 뜨거운 용암과 수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폭발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인체에 해로운 유황 성분과 화산재 등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통상 용암 지대 주변의 토양은 비옥한 편이어서 농업 인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다"며 대형 참사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