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야기] ‘드론强國’ 중국… ‘하늘을 나는 자동차’ 만들다
2017-10-03 06:00
글로벌 드론업계 다크호스 '이항'…DJI 아성 맞먹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항184…세계 최초 유인드론 '주목'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항184…세계 최초 유인드론 '주목'
세계 최초의 유인 드론 '이항 184'.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6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처음 선보이면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주목 받았다. 이항 184를 개발한 기업은 중국의 민간 드론업체 이항(億航·Ehang)이다.
이항은 이제 설립된 지 3년밖에 안됐지만 이미 글로벌 상업용 드론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회사 설립 6개월 만에 기업가치는 25배로 뛰었고, 4~5명에 달하던 직원 수는 현재 300명이 넘는다. 전 세계 상용 무인기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점유한 또 다른 중국 상업용 드론업체 다장(大疆·DJI)의 아성도 위협할 정도다. 지난해 2월 미국 경제월간지 패스트컴퍼니가 이항을 ‘세계 최고 혁신기업’으로 선정한 이유다.
이항을 세운 건 해외 유학파 출신의 1989년생의 젊은 청년 CEO 슝이팡(雄逸放)이다. 슝 CEO는 사실 ‘창업 DNA’를 타고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가포르 이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MBA 석사를 마친 슝 CEO는 이항을 창업하기 전 이미 소셜커머스, 소셜데이팅 사이트 등을 만들어 운영해봤다.
고스트는 드론 애호가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항의 고스트는 당시 DJI의 주력제품인 '팬텀' 시리즈와 커다란 차별화를 뒀다. 바로 간편함이다. 전 세계 최초로 무거운 조종기 없이도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드론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한 것.
고스트는 간단한 작동만으로도 자율비행모드, 추적비행모드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제공해 개인이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무인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자도 몰려들었다. 2014년 11월엔 미국 유명 클라우드 펀딩사이트 인디고고에 고스트를 올려 두 달 만에 약 2000명으로부터 약 85만 달러 투자를 받았다. 같은 해 12월 CGV 캐피털로부터 1000만 달러(약 111억원) A시리즈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2015년엔 4200만 달러에 달하는 B시리즈 투자금도 유치했다.
이항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것은 ‘하늘을 나는 유인자동차’다. 세계 최초로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 바로 이항 184다. 지난해 초 미국 CES에서 첫선을 보인 후 이미 100회 정도 자체 시험 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승객이 좌석 앞에 있는 태블릿PC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기체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자율비행을 시작한다. 평균 속력이 시속 100㎞, 최고 비행고도는 900m로 설계됐다.
본래 이항 184 모델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드론 택시'로 첫선을 보일 계획이었는데 아쉽게도 독일 이-볼로(E-Volo)사가 개발한 개인용 드론 ‘볼로콥터(Volocopter)에 밀려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슝 CEO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드론을 단순히 생산하는 것에서 이제 드론 생태계를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드론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하고 싶다며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