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靑 회동, 北 대책 없는 한가한 벙커구경"

2017-09-28 11:02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간 만찬회동에 대해 28일 "북한의 현실적 핵무기 앞에서 국민을 안심시킬 실질적 대책 없이 한가한 '벙커 구경'으로 끝났고, 대통령은 독선과 불통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는 이 같이 말하며 여야 공동발표에 대해서도 "평화를 원하고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말의 성찬으로 끝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6.25 이후 최대의 안보위기라는데 어제 청와대 회동이 국민에게 착시현상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가 모이면 마치 안보위기가 해소라도 된 듯 착각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쇼(Show)통'이 아니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동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우리 당은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고 준비도 돼 있다"면서 "끊임없는 대화타령과 구걸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을 단호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대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키로 한 데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는 "협치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 전제돼야 실질적 운영이 될 수 있다"면서 "진정성 있는 협치의지가 없다면 국회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쇼통'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과거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을 부인한 대통령의 말씀은 사실상 궤변에 불과하고, 인사참사와 5대 비리 공약 파기에 대해 유감 표명에 그친 것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그는 "국가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부관참시하듯 보복사정으로 일관하면서 협치쇼를 하면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전날 한 토론회에서 "한미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 원내대표는 "외교안보특보가 아니라 북한 중앙방송 아나운서 이야기로 착각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특보의 해촉과 외교안보라인 쇄신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