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50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남현 판사는 26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홍 모(59)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며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 씨는 지난 2013년 11∼12월 트위터에 '부정선거로 부정당선녀 행세를 하게 됐으면 잘해야 하는데', '온갖 부정선거로 당선인 행세를 한다', '부정선거 은폐, 조작 현행범이야', '김종필이가 (박 전 대통령이) 자식이 있다고 했으니 믿을 만하다'라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홍 씨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것은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재판부가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행 형법 제310조(위법성의 조각)는 명예훼손 범죄에 대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진실성과 공익성이 인정되면 명예훼손 범죄는 형사처벌하지 않는 것.

현직 대통령이 부정선고로 당선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충분히 공익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나머지 진실성은 100% 사실이 아니더라도 인정받을 수 있다. 즉 해당 내용을 말하거나, 인터넷 등에 글을 올리거나, 기자가 해당 사실을 보도할 당시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으면 비록 나중에 100%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진실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남 판사는 “이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선거에 개입하고 정치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공소가 제기된 이후여서 피고인으로서는 2012년 대선이 국정원 등이 개입한 부정선거라는 의심을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며 명예훼손 무죄 이유를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식이 있다는 취지의 글에 대해선 “'김종필의 말이니 믿을 만하다'는 부분은 의견 표명에 해당해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