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42년 판사생활 마무리…과거 판결 '눈길'
2017-09-22 18:02
양승태 대법원장이 42년간의 법관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8월 취임한 양 대법원장은 전관예우 근절 등을 위해 평생법관제를 도입하고 재판 생중계 등 열린 재판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법원행정처의 과도한 사법행정권 사용과 수직적 조직문화로 사법부를 관료화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받아왔다.
양 대법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를 나왔으며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등 법원 내 주요보직을 거친 엘리트 법관이다.
과거 양 대법원장이 참여한 판결을 보면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인 성향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그는 대법관 시절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에서 "주주 배정 전환사채 발행가는 시가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또한 2009년 11월 용산 참사 사건의 주심을 맡을 당시 시위 주도자들에게 모두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경찰의 진압작전에 대해서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인권 문제와 여권 신장에서는 진보성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 7월에는 출가한 여성들의 종중원 자격에 관한 판결에서 "성별만에 의해 원천적으로 부여하거나 박탈하는 것은 남녀평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는 우리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여성도 종중원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06년 6월에는 "종래에는 사람의 성을 생물학적 요소로 결정해 왔으나, 근래에 와서는 생물학적 요소뿐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 정정을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