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인 지갑 열린다" 2년만에 소비 회복세

2017-09-19 15:18

말레이시아의 60번째 독립기념일인 31일(현지시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독립광장에서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말레이시아가 소비세를 도입한지 2년 만에 민간 소비가 회복됐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소비세를 시행하면서 소비는 위축됐었다. 그러나 강한 수출세로 경제 성장률이 증가하면서 소비도 늘어났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분기 말레이시아 소비 성장률은 전년대비 7.1% 개선했다. 소비세가 도입된지 2년만에 회복세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15년 4월 소비세를 도입했다. 정부는 재정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소비세를 6% 부과했다. 2020년까지 균형 재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세수를 늘린 것이다. 소비는 줄었다. 앞서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말레이시아 민간 소비는 분기별 평균 7.5% 성장했다. 그러나 소비세가 시행되면서 지난 2015년 3분기 성장세는 4.1%로 떨어졌다. 이는 2009년 경기침체 이후 최저 수준이다.

2년 만에 소비가 회복된 이유는 강한 경제 성장세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비는 말레이시아 GDP의 54%를 차지한다. 2분기 말레이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8%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5.4%를 웃돈 수치다. 특히 수출이 크게 개선됐다. 1분기 수출 9.8% 성장에 이어 2분기에는 9.6% 상승했다.

하반기 전망도 괜찮다. FT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예상한 4.3 ~ 4.8% 범위 중 상한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은행은 말레이시아 경제 성장률은 4.9%로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을 것 전망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을 5.2% 수준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의 말레이시아 투자 규모는 약 4000억 링깃(약 10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말레이시아 재정적자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올해 1~5월 말레이시아의 재정 적자는 305억링깃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소비세에 이어 관광세도 도입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외국인 대상 관광세를 시행했다. 말레이시아를 출장 및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관광세를 내야한다. 세수 확보는 물론 자국 관광업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하루에 최소 2.3링깃(600원)에서 최대 20링깃(5200원)을 내야 한다. 세율은 숙박하는 호텔의 등급에 따라 나뉜다. 등급이 없는 숙박시설은 2.3링깃, 2성급은 5링깃, 3성급은 10링깃, 4성급은 15링깃, 5성급은 20링깃이 부과된다. 다만 홈스테이나 10인실 이하 숙박업소는 제외된다. 말레이시아는 당초 3성급 이상 호텔에 머무는 현지인들에게도 세금을 매길 계획이었지만, 현지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