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외교안보라인, 자중지란…문정인 특보 해임해야"

2017-09-19 11:36

지난 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경색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9월 월례토론회에 참석한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오른쪽)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야당은 19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간 '엇박자'를 일제히 지적하고 나섰다. 문 특보의 해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전날 송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문 특보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나 정책특보 같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이날 송 장관에게 '엄중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가 서로 상대를 정면 비판하고 개탄이라는 말을 쓴 것은 이 정부의 외교안보팀 자중지란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특보란 사람이 북핵 동결과 한미군사훈련을 맞바꾸잔 식으로 사실상 한미동맹 해체와 북한 핵무장 인정 발언을 계속하는데 도대체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라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이 곁에 두고 수시로 자문을 구하고 있으니 (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이 대화와 제재, 냉탕과 온탕 오락가락하는 갈팡질팡의 외교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800만 달러 인도적 지원도 국방부 장관이 시기를 조절할 예정이라 들었다고 얘기하자마자 통일부가 즉각 부인했다"면서 "중대한 대북정책조차 사전조율이 되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북 유화파와 강경파, 자주파와 동맹파가 으르렁거리고 외교안보정책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전쟁을 앞둔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견해를 발히는 게 뭐가 잘못됐느냐"라며 "그걸 문정인 특보가 지적하고 힐난한다면 대통령이 두 사람 중 어느 말이 맞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분명히 북한이 주적인지 아닌지 소신을 밝혀야 한다, 대통령의 안보관이 확실치 않은데 대한민국 안보가 어떻게 확실하겠느냐"라며 "북한의 특보 수준의 행동을 보이고 있는 문 특보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안보특보인 문정인 교수 발언이 정말 납득하기 어렵고 한심한 수준일 뿐만 아니라 정부 내 외교안보, 대통령 사이에서도 엇박자를 조작한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특보는) 자유인의 입장에서 한 말이라고 하는데 그러려면 대통령 특보를 바로 그만두기 바란다"면서 "오죽하면 국방장관이 공개된 국방위에서 정면으로 반박할 정도다, 대통령께서 문 특보를 빨리 특보에서 박탈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국민들은 더 이상 개인적 입장에 의해 정부의 안보정책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문 특보는) 역할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자진 사퇴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해임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송영무 장관을 향해 "국방장관으로서 단호한 안보 태세와 응징의 의지를 강조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협상과 대화를 주장하는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공개비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의원은 "이렇게 하다가는 정부 내 협상파와 대화파는 송 장관의 타깃이 될 판"이라며 "국방부가 문민통제, 청와대 통제서 벗어나는 느낌인데 하루빨리 외교안보라인의 쇄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