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ㆍ추락 기로에 선 보수야당 지방선거 앞두고 '갈 길이 달랐다'
2017-09-18 18:51
한국당 "새 술은 새 부대에"
바른정당 "구관이 명관이다"
바른정당 "구관이 명관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개 보수야당이 재도약과 추락의 기로에 섰다. 결국은 '사람'의 문제다.
자유한국당은 인적 혁신의 성공 여부가, 바른정당은 새 지도부 선출이 당의 미래를 좌우하게 됐다. 과거 당을 주름잡던 인사들의 퇴장이냐, 복귀냐가 달렸다. 보수정당의 상반된 현주소다.
바른정당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최고위원회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원대표자대회를 오는 11월 13일 월요일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약 10개월이다. 바른정당의 새 지도부는 이 시간 동안 당을 수습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구원투수'가 등판할 때다.
당 안팎에서는 당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됐던 유승민 의원과 함께, 또 다른 당의 대주주격인 김무성 의원까지 당의 '투톱'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외에도 김세연 정책위의장, 김용태 의원, 하태경 최고위원 등이 두루 거론된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주장하는 '수구통합론'은 바른정당이 나가야 할 길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한테 알리고, 보수통합론을 심판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바른정당과는 정반대다. 바른정당이 '구관이 명관'이라는 분위기라면, 한국당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박근혜 정권이라는 구 체제와의 단절, '신(新)보수정당'으로서의 출발을 주장하는 홍준표 대표와, 한때 당을 장악했던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 사이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시작됐다.
당 혁신위원회가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자진출당을 요구하면서 친박계는 분주해졌다. 각자의 정치생명이 달린 상황에서 혁신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들이 나온다. 그러나 홍 대표로서는 혁신안을 밀어붙여야 리더십 강화, 보수통합의 기반 마련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우선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예상 시점인 10월 17일 전후로 본격적인 논의를 미뤄둔 상태다. 친박계와의 충돌도 일단은 수면 아래에 있다. 그 동안 당내 여론을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따라 충돌의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여론을 감안하면 홍 대표로서는 아쉬울 것 없다는 당내 목소리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도덕성이 무너져버린 바른정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고 해서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면서 "이에 반해 한국당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데다 홍 대표가 (인적혁신을) 밀어붙이는 것이 당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은 점차 코너에 몰리고 있는 반면 한국당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