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택 성수기 '금구은십' 진입 ..부동산株에 뭉칫돈
2017-09-18 10:20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완커, 지난주 주가 13% 이상 급등
대형 부동산주 상승세....성수기 진입, 양호한 실적, 증시 상승 등 영향
대형 부동산주 상승세....성수기 진입, 양호한 실적, 증시 상승 등 영향
중국 주택 시장의 성수기인 '금구은십(金九銀十·금 같은 9월, 은 같은 10월)'에 진입하면서 중국 대표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종목명 완커A)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주가 급등하고 있다. 규제에도 여전히 양호한 실적, 성수기 진입 기대감, 증시 상승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 완커A에 순유입된 자금은 6억2092만 위안으로 장중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9.07% 뛰며 30.06위안에 육박했다. 장 후반 힘이 빠지긴 했지만 이날 마감가도 6.31% 급등한 29.3위안이었다.
지난주 완커의 누적 주가 상승률만 13.22%로 주가가 역대 신기록을 새로 썼고 완커의 시가총액도 3234억4700만 위안으로 중국 증시 '시총 3000억 위안'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17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였던 완커는 최근 진흙탕 경영권 싸움을 끝내고 다시 왕좌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형 우량주이자 기대주로 투자자의 관심도가 특히 높았다.
지난 10월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구매제한령이 실시되는 등 규제 강도가 거세지고 올 들어 1선도시 거래량이 급감하며 정책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는 여전히 살아있는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완커 외에도 최근 완다그룹의 테마파크 사업 지분을 인수하고 '위기'에 봉착한 중국판 넷플릭스 러에코의 구세주로 나선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 15일 룽촹중국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42% 급등한 33.5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일 주가가 22.8위안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뛰었다.
헝다(恒大)그룹도 3.68% 오른 26.75위안, 비구이위안(碧桂園)은 6.1% 뛴 13.56위안, 야쥐러(雅居樂)는 2.79% 오른 11.8위안으로 지난주 거래를 마감했다.
이번주 첫 거래일인 18일 완커의 주가는 지난주 지나친 급등의 여파로 숨을 골랐다. 하지만 룽촹중국은 5.37% 급등한 35.3위안으로 거래를 마쳤고 헝다는 5.42%, 비구이위안은 7.96% 주가가 폭등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야쥐러 주가도 3.9% 오른 12.26위안으로 장을 마감했다.
부동산 상장사들이 지난달 공개한 '훌륭한' 상반기 실적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옌웨진(嚴躍進) 이쥐(易居)연구원 싱크탱크센터 연구총감은 "최근 부동산주 급등은 중국 자본시장이 안정되고 개발업체 상반기 매출이 급증하면서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주의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옌 연구원은 "당국이 부동산 규제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개발업체는 계속해서 올해 매출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있다"고 말한 뒤 "이는 현 상황에 맞는 성장 전략을 이미 마련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최근의 실적 증가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증시 전망이 낙관적인 것도 긍정적이다. 증시가 조정 속 점진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펀더멘털도 단단해지면서 투자 열기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을 떠난 자금도 증시로 흘러가고 있다. 증시 투자수요 변화를 반영하는 신용대주거래 잔액도 최근 1조 위안에 육박했다.
국내외 투자은행(IB)도 중국 부동산주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특히 룽촹중국의 주가가 올해 연초 대비 4배까지 뛸 것이란 예상이 나와 주목된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룽촹중국이 내년 매출 4000억 위안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부동산 종목 전체가 상승 흐름을 탄 것이 아닌데다 당국 규제가 강해지고 대도시 주택 거래량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성수기 진입을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각 기업의 특징과 전략, 경영상황 등을 꼼꼼히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