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2070억원 들여 축산유통 선진화…농가 행복시대 꼭 열겠다"
2017-09-17 16:55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 "제2의 계란 파동 없도록 구조개선"
청탁금지법으로 한우 판매 작년보다 24% 뚝…농축산물 제외 개정 요구할 것
쌀 생산조정제 추진…벼 재배지 타작물 전환시 보조금 지급 과잉재고 막아
1인 가구 늘어 가정간편식 시장 4배 껑충…식사ㆍ안주ㆍ반찬류 등 제품군 확대
청탁금지법으로 한우 판매 작년보다 24% 뚝…농축산물 제외 개정 요구할 것
쌀 생산조정제 추진…벼 재배지 타작물 전환시 보조금 지급 과잉재고 막아
1인 가구 늘어 가정간편식 시장 4배 껑충…식사ㆍ안주ㆍ반찬류 등 제품군 확대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는 1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소나 돼지는 공판장을 통해 가격과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반면, 계란은 가격, 유통기한을 생산농가와 계란수집판매상이 제멋대로 설정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계란 안전대책처럼 계란유통센터(GP)를 통하면 기준 가격 형성으로 물가안정을 도모함과 동시에 산란일자·유통기한 표기, 위생관리도 철저히 할 수 있다"며 "축산경제는 GP센터 설치와 위생·안전 기준 강화 등 계란 유통구조 개선에 앞장 설 계획"이라고 운을 뗐다.
연간 20여 곳 현장 컨설팅도 추진한다. 식품위생전문위원이 해마다 2회 이상 축산식품 현장을 점검하며 위생·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식량과 보건, 환경, 에너지 분야는 인류 생존이 달린 문제다. 그 해결책 중 하나가 축산"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농업분야에서 축산비중은 43%이지만, 2030년에는 절반 정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복지형 축산은 사육방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케이지 사육 방식에서 평사 방식으로 바꾸면 농가소득이 줄고 소비자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평사보다 개방형 케이지 사육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은 임기 동안 '축산농가의 행복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는 김 대표의 말을 들어봤다.
-청탁금지법으로 인한 한우 산업의 피해와 향후 계획은.
“청탁금지법 개정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이 조사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61.6%, 농민의 71.2%가 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9월28일 시행된 청탁금지법 이후, 농식품 분야에서는 한우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설 명절 기간 쇠고기 판매액’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쇠고기 판매액은 24.4%가 줄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지난해 825억원에서 올해 623억원으로 202억원이 줄었다. 농협 유통매장에서 집계한 설 명절 한우 선물세트 판매실적도 18.1% 감소했다.
한우 공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가격이 하락하는 요인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으로 인한 한우 소비 위축으로 분석된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청탁금지법 개정 기조에 발맞춰 농협도 농축산물을 청탁금지법에서 제외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청탁금지법 개정 관련 공청회마다 적극 참석해 축산농가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축산물 소비를 위한 농협의 계획은.
“농협의 축산물 유통기능 강화의 기본 방향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괄 관리가 가능한 축산패커 육성 △축산물 판로확대를 위한 신(新) 소비·유통 채널 구축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품질안전 시스템 강화 △산지-소비지 가격 연동 등 합리적인 축산물 유통 선도 등 크게 네가지로 나뉜다.
우선, 농협은 한우와 돼지, 계란 등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괄 관리가 가능한 축산패커를 육성하고 있다. 한우는 안심한우를 중심으로 지역·광역 브랜드와 협력을 강화하고, 돼지는 양돈농협과 목우촌을 생산형 협동조합 패커로 육성하고 있다. 계란의 경우에는 농협 GP센터 중심으로 계란 유통 구조를 적극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협은 2070억원을 들여 유통 선진화를 위한 최첨단 축산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2019년 완성되는 경기도 부천지역의 축산물복합단지와 전남 나주지역의 친환경 동물복지형 종합유통센터 건립에 각각 1460억원, 610억원을 투입했다.
또 농협은 신소비·유통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축산물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475곳이었던 안심축산전문점을 2020년까지 1813곳으로 늘리고, 상설 직거래장터도 같은 기간 5820회에서 6200회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언제 어디서나 축산물 구입이 가능한 온라인 쇼핑채널 ‘농협 e고기장터’가 개설되며 소비자와 더욱 가까워짐을 느끼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구매가 가능한데다,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 없이 축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올해 농협 e고기장터의 매출 목표액인 110억원을 지난달 7일 이미 달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올해는 농협경제지주 안심축산사업부에서 축산유통부로 사업이 이관돼 농협 안심브랜드 외에도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칼없는 정육점 개설을 늘리고, 국내 가정 간편식(HMR) 시장에서 맞춘 소포장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HMR)이 식문화로 자리잡았다. 대응 방안은.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HMR시장 규모가 3조원 가까이 성장했다. 2010년 7700억원이던 HMR 시장은 올해 2조7000억원 규모로 4배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혼밥·혼술족 등 싱글족이 늘며 소포장·소단량 제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같은 소비패턴에 맞춰 농협목우촌은 삼계탕 11종, 국&탕 19종, 기타 6종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 브랜드 제품군을 출시했다.
앞으로 농협은 국&탕 선물세트, 공동기획상품 등 가정간편식 상품과 일반 유통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육개장, 순대국, 곰탕 등 홈쇼핑 전용제품을 상품화하고, 식사류·간식류·안주류·반찬류·소스류 등 HMR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또 축산경제는 안정적인 시장진입 후 단계별 매출 증대를 위해 △초기 프리미엄·미투 전략 후 트렌드 주도 제품 출시 △신제품의 지속적 출시 기반 제품군 확대·브랜드인지도 강화 △유통점별 전략품목 개발을 통한 판매처 다원화 △목우촌 가정간편식 홍보활동 강화 등의 전략을 세웠다.”
-쌀 생산조정제를 위한 방안은.
“넘치는 쌀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쌀 생산조정제를 적극 추진 중이다. 매년 적정재고 대비 쌀 과잉재고는 60만t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전체 쌀 재고량은 연간 140만t으로 세계식량기구(FAO) 권장량인 80만t보다 60만t 초과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정부는 내년과 2019년에 기존 벼 재배면적 중 각각 5만ha씩 총 10만ha를 타작물 재배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타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는 ha당 평균 340만원가량의 보조금을 지급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품목별 지급단가는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논벼 대체 작목으로 조사료를 재배하면 쌀 재고과잉과 조사료 생산 부족 상황을 해소할 수 있어 경종·축산 농가 모두 이익이 발생한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감축면적 5만ha 중 2만ha에 조사료를 재배하면 1260억원 규모의 수입 조사료를 대체할 수 있다. 지난해 전체 조사료 수입액만 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축산경제지주는 충남 당진, 전남 강진, 전북 부안, 전북 김제, 경북 고령 등 5개 지역(30ha)에서 사료용 벼 시범재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쌀 대체작목으로서의 효과 입증 분석과 논벼 대체 조사료 생산 확대를 위한 대농가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실시되는 시범사업을 통해 사료용 벼의 생산비, 농가소득액 등 구체적인 수치가 담긴 실증적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의 지원금은 ha당 400만~500만원으로 쌀 대비 소득보전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