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최흥식 금감원장, 다음달 국감서 검증?

2017-09-13 19:00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었다면 최흥식 원장이 취임할 수 있었을까요."

최흥식 금감원장으로 인해 금감원이 거센 내홍을 겪고 있다. 당초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금감원장으로 내정됐으나 하루 만에 최 원장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손바닥 뒤집듯 인사가 이뤄진 것도 문제지만 사적인 일들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최 원장이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서울시에 신고한 재산내역을 보면 약 25억원이다. 다주택자로서 부동산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갭투자' 의혹을 받는 이유다. 

더군다나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 출신이다. 하나은행의 최순실·정유라 불법 지원에 대한 검사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하나지주 사장 출신을 임명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위원장 제청이라는 형식을 띄고 있지만 청와대의 재가를 거치는 만큼 청와대의 의중이 절대적이다. 인사청문회도 없다. 금감원장은 금융회사에 관리·감독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지만 임명에 아무 걸림돌이 없는 셈이다.

금감원을 정부조직으로 하지 않고 독립된 공법인으로 법제화한 것은 감독업무가 정치적 압력이나 행정부의 영향력에 의해 자율성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만큼 중립성과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회 정무위원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정감사를 통해 최 원장을 철저히 재검증하겠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최종구 위원장이 정통 관료 출신이기 때문에 금감원장에는 민간 출신이 와서 균형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금감원장은 외부 검증 기회가 없기 때문에 인사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