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경제뇌관' 가계부채] 8·2 부동산대책 비웃는 대출 시장
2017-09-12 14:18
7월에 이어 8월에도 가계대출이 6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사실상 8·2 부동산대책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4조2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7월(6조7999억원)보다 2000억원 줄었지만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고강도 규제를 담은 8·2 부동산대책이 시행됐음에도 가계대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해 효과가 미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대책 탓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는 둔화했다. 8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7조7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3조1000억원 늘었다. 7월(4조8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축소됐고, 지난해 8월(6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기타대출이 2008년 1월 이후 최대치로 집계되면서 우려했던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타대출 증가폭이 주택담보대출을 넘어선 것은 2011년 5월 이후 6년4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27일 공식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 만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의 경찰공무원 전용 상품인 '무궁화대출'의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1%대 금리를 내세운 신규대출을 내놓았다.
한국은행 측은 "기타대출은 휴가철 자금수요 증가, 일부 은행의 금리우대상품 출시,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개시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