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예상밖 가파른 절상 ..인민銀, 수위조절 나선다
2017-09-11 15:07
인민은행 11일 달러대비 위안화 고시환율 6.4997위안, 11거래일 연속 절상
예상보다 빠른 절상에 인민은행 8일 역외 위안화 선도거래 예치금 '0%'로
위안화 강세 당분간 지속, 인민銀 개입 등에 "대폭 절상은 없을 듯"
예상보다 빠른 절상에 인민은행 8일 역외 위안화 선도거래 예치금 '0%'로
위안화 강세 당분간 지속, 인민銀 개입 등에 "대폭 절상은 없을 듯"
가치 하락을 지속할 것 같았던 중국 위안화가 올 들어 시장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상 밖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더니 이제는 가파른 절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 위안화 절하와 자본유출 방어에 주력하던 통화 당국도 이제 지나친 '강세'에 대한 방어전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중국 외환교역(거래)센터는 11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035위안 낮춘 6.499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달러 약세로 인해 역외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이 6.4위안대에 진입한 것을 반영한 결과로 11거래일 연속 가치 절상세를 이어갔다. 2005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달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안화는 시장 예상과 달리 안정 속 절상세를 보였다. 중국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당국이 자본유출 문턱을 높이는 등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인 유학생이나 수입품을 구입하는 중국 소비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해외진출, 투자·수출 기업에는 부정적이다. 이는 회복세를 보였던 중국 실물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방어전을 시작했다. 지난 8일 오후 '중국 인민은행 외환 예치금 정책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11일을 시작으로 위안화 역외 선도거래 포지션 예치금 비중을 기존의 '20%'에서 '0%'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예치금 제도 시행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선도거래는 거래 당사자가 자산을 미리 약속된 가격으로 미래의 특정 시점에 인수 혹은 넘겨주기로 약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조치는 당시와는 반대의 취지로 이뤄졌다. 이제는 규제 문턱을 낮춰 오히려 달러 매입을 늘리고 위안화 강세 속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원빈(溫彬) 민생은행 수석연구원은 "인민은행의 예치금 조정으로 장기적으로 은행 등의 외환 매입 비용이 줄고 기업이 각종 파생상품을 이용해 보다 쉽게 환율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절상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인민은행의 대응으로 급등이나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치린(李奇霖) 롄쉰(聯訊)증권 수석연구원은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의 급격한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우선 인민은행이 환율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할 뜻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강세가 지속될 경우 다른 규제를 축소하는 등의 추가 개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달러 가치가 이미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중국의 저명 경제평론가인 샤오레이(肖磊)도 "달러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에 나서고 있다"면서 "위안화의 지나친 강세는 실물경제에 부정적으로 인민은행이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지난 2분기 통화정책집행보고서를 통해 "한층 시장화된 위안화 환율 매커니즘을 구축하고 위안화 환율의 양방향 변동폭을 확대하는 동시에 환율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