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이영진칼럼] 갑질문화청산, 나부터 시작합시다
2017-09-10 20:00
CEO인사이트
갑질문화청산, 나부터 시작합시다
갑질문화청산, 나부터 시작합시다새 정부 들어 갑질의 다양한 형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왜곡된 기업문화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갑질문화의 고발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분명 갑질문화의 결과가 반인륜적이고 민주사회 정착에 가장 큰 적폐 중 적폐지만 보지지 않는 곳곳에 뿌리 깊게 박혀 있어 그 근절이 쉽지 않아 보인다.갑질문화의 척결은 행복지수를 높이고 선진문화에 진입하는 지름길이다. 단순히 소득수준이 높고 낮음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전반적인 문화수준을 가늠하고자 할 때 이 같은 갑질문화 행태가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한때 자치단체 산하 사단법인에 몸담았던 적이 있었다. 인사권을 가진 기관장은 직원들에게 비인간적인 언행과 욕설을 일삼았다. 전체 조직분위기는 기관장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한때 기관장과 직원들 간의 화합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위로 끝났다. 결국 좋지 않은 파행의 결과를 낳았다.
이런 갑질행태는 사회 곳곳에서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군대, 대학, 공공기관, 언론, 기업 등에서.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을 뿐 일상생활 속에 잠재돼 있다. 관행적으로 이뤄졌고 몸에 깊이 배어 있기 때문에 쉽게 발견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언론에서 반짝 들썩이다 수그러든다.
현장에 있다보면 인허가 행정기관이나 원청업체의 고질적 갑질행태로 기업이 멍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수평적 관계나 상호협력관계는 꿈조차 못꾼다. 몇 달 걸려 시장조사를 하고 도면을 제작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면,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1분도 지나지 않아 “윗분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해오라”는 지시아닌 지시로 애를 먹인다는 것이다. 하루면 결재처리가 가능한 것을 두고 몇 주일씩 책상서랍에 처박아 두어 의도적으로 납품기일을 못맞추게 한 원청업체의 갑질 사례는 차라리 애교에 가까운 것이란다.
새 정부 들어 여러 방면에서 갑질문화 청산을 얘기한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전 정부에서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이제야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의 단면들이 수술대에 올라 치료를 받고 있는 격이다. 건전한 사회로 가는 좋은 징조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 누구한테 갑질문화에 대해 물어봐도 그 답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을 한다. 그런데 인식하고 실천하는 과정은 그리 간단치 않다.
그렇다고 사회적 강제수단을 동원하기는 더욱 우스꽝스럽다.지속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 갑질문화의 다양한 행태를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표출할 수 있도록 사회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많은 박수를 보낸다. 그런 일자리가 수적 확대에 그쳐선 안 된다. 소득수준의 높고 낮음을 떠나 인간다움이 함께하고 갑질문화가 없는 그런 일자리가 필요하다.갑질문화 청산에 종착점은 없다. 그 디딤돌을 바로 지금, 나부터 쌓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