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놓고 충돌

2017-09-11 07:43
김명연 의원 의료법 개정안 발의
의협 “면허영역 침탈 불법 행위”
의료법 개정안 즉각 철회 촉구
한의협 “업권 보호 위한 것” 반발

[사진=이정수 기자]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엑스레이(X-ray)’ 사용을 두고 의사와 한의사 단체 간에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6일 한의사에게 엑스레이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은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의사가 의료기기 사용하는 것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관련 법안 발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의협은 “엑스레이는 과학적 원리에 의해 개발된 명백한 ‘현대의료기기’로 의사들에게만 사용이 허가된 것”이라며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는 것은 의사 면허영역을 침탈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면허제도 역시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를 구별하고 있는데, 일정 교육 이수만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면허제도 자체를 부정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판례를 들어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은 의사면허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한의사가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반박하고 나섰다. 한의사는 현재 청진기, 혈압측정기, 혈액분석기 사용이 허용돼 있고,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에서는 ‘한의학 범위 내에 있는 의료기기 사용은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결했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 역시 마찬가지”라며 “한의사가 환자 골절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엑스레이를 이용하는 것이 입법적으로 배제돼야 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에게 더 좋은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므로 이번 개정안은 올바르고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맹목적으로 깎아 내리는 의협 주장은 업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국민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협은 자성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