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찬바람을 타고 ‘장하나 바람’이 분다
2017-09-08 12:13
장하나는 올해 주 무대였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 무대로 복귀했다. 장하나는 올해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통산 4승을 올린 정상급 선수다. 하지만 지난 5월 깜짝 한국 무대 복귀를 선언했다. 가족과 함께 행복한 골프를 즐기고 싶다는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
장하나의 복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박성현(24)의 미국 진출 이후 절대 강자가 없던 한국 무대의 판도 변화도 예상됐다. 하지만 장하나는 복귀 이후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톱10 진입도 세 차례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지난달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는 우승을 눈앞에 두고 쓰라린 눈물도 흘렸다. 장하나는 이정은(21)과 연장 접전 끝에 치명적인 퍼트 실수로 고개를 숙였다. 우승이 좌절된 뒤 등을 돌리고 눈물을 훔치기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절치부심한 장하나는 복귀 후 첫 우승 기회를 다시 잡았다. 지난 7일 경기도 가평의 가평베네스트 골프클럽(파72·6397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이수그룹 제39회 KLPGA 챔피언십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는 무결점 경기력으로 8언더파 64타를 쳤다. 허윤경(27)과 함께 나란히 공동 선두로 시작한 장하나는 첫 우승을 위한 완벽한 발판을 마련했다.
장하나는 이날 손목 부상 사실도 밝혔다. 지난주 한화 클래식 2라운드에서 벙커샷을 하다 손목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심해진 상태다. 하지만 장하나는 “왼손이 아프면 오른손으로 커버하고 허리가 아프면 팔로 커버를 하는 등 그렇게 아픈 데에 맞춰서 치는 게 프로”라며 부상 투혼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이번 대회 코스도 장하나에게 안성맞춤이다. 느낌이 좋다는 장하나는 “나흘 동안 욕심만 안 부리면 60대 타수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골프장이 워낙 잘 맞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경쟁은 치열하다. 공동 선두 허윤경 외에도 줄줄이 버디를 쏟아내며 5언더파 이상을 친 선수가 16명이나 됐고,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도 컷 탈락을 걱정할 정도다.
장하나는 “뒷바람에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파5 홀에서도 투 온이 가능하다. 파5에서 욕심을 내야한다”고 잔뜩 독기를 품었다. 대회 첫날에는 확실히 찬바람을 타고 '장하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장하나는 대회 둘째 날인 8일 오후 2시35분 티잉그라운드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