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죄도 은행은 웃는 이유, 올해 장사 다했다
2017-09-05 19:00
정부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기준을 강화하면서 올 하반기 시중은행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나 업계는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7월과 8월 주담대가 이미 크게 늘어났고, 신용대출로 수요가 옮겨갔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시중은행의 8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9조13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2조4654억원 증가했다. 6월(2조7486억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큰 증가 규모다.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정부 부동산 대책이 본격 적용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3조9188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3899억원 늘었다. 지난해 8월(2조379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 규모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192조5822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140억원 증가했다. 지난 7월(2조3938억원)과 6월(2조3166억원)에 이어 올해 3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6·19, 8·2 부동산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7~8월 대출이 집중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권에서는 올해 대출이 필요한 차주의 대부분은 이미 자금 조달이 끝났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당초 예상과 달리 은행 수익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대출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겠지만,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전체 이익에는 영향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을 조이면서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은행들의 배만 채우고 있다"며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주담대 잔액이 늘어난 상황에서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까지 크게 증가해 오히려 건전성만 악화된 꼴"이라고 말했다.